'다이소 증후군'으로 매출 2조원 신화 달성

▲ 박정부 다이소 회장

[CEONEWS=윤상천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1000원짜리 제품으로 매출 2조원 돌파
‘품질에 타협은 없다’라는 전략아래 가성비 높은 제품 공급

1997년 천호점 시작, 그 해 총 5개 매장을 오픈했으며 상륙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매출은 2조(지난해 공시된 매출은 1조9,785억원)를 육박하고 있으며 매장 수로는 약 1,300여개까지 확장한 기업인이 있다. 바로 다이소 박정부회장이다.

"1000원짜리 제품과 1000원 현금을 놓고 선택하라고 했을 때 머뭇거림 없이 상품을 집도록 해야 한다.“

박정부 아성다이소산업 회장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을 가장 싫어한다. 다이소아성산업의 사훈은 ‘바르고 정직한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박 회장은 작은 돈일지라도 그 만큼의 가치를 내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소비자들은 다이소에서 나오는 제품은 가성비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1000~2000원 짜리 싸구려 제품’이 아니라 ‘가격이 싼 좋은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도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좋은 제품을 싸게 팔고 있는 박 회장의 경영이념과 다이소의 앞으로의 비전을 살펴보았다.

◆ Who is...

박정부 아성다이소산업 회장은 1944년 12월 2일 태어났다. 서울영등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3년 한양대학교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구로공단(현 구로디지털단지) 풍우실업에 입사(전구 생산)해 15년간 근무했다. 무역회사 ‘한일맨파워’를 창업해 세계 각국의 생활용품을 일본에 수출했다. 일본에 균일가업계 선두업체 다이소산업에 생활용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해 다이소아성산업을 세웠다.

현재 다이소아성산업 대표이사와 한웰그룹 회장,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값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확보하기 위해 한 때 1년의 절반을 해외에서 보내며 직접 발품을 판다. 2007년 루미낙 브랜드로 유명한 프랑스의 유리회사 ‘아크’ 본사를 찾아가 개당 40센트에 제품을 따낸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다이소는 상품을 들여올 때 모두 4단계의 과정을 거쳐 품질을 검증한다. 담당직원이 판매가 가능한지를 따져서 보고하면 팀장, 제품 총괄 상무를 거쳐 박 회장이 상품의 입점을 판단한다.

"상품이 매장까지 나오는 과정은 길다. 모든 단계를 미리 연출하고 준비한다. 납품업체와 새로운 제품에 대한 디자인과 개념을 논의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오면 치열하게 토론한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게으르면 고객이 먼저 알기 때문이다. 하나가 불량이면 고객은 100% 불량이라고 생각한다."

양 손에 천 원짜리 지폐와 천원짜리 다이소 제품을 각각 들었을 때 망설임없이 다이소 제품을 선택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 경영활동의 공과

다이소 산업 매출변화

2013년부터 5년 동안 다이소는 연 평균 매출 21.6%가 증가했다. 2015년에는 최초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다이소 관계자는 “최근 합리적인 소비형태가 자리 잡으면서 가성비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올해엔 ‘품질에 타협은 없다’라는 전략아래 상품·물류·영업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품질관리’를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또 “여러 상생 전략들을 통해 진정한 ‘국민 가게’로 거듭나는 것이 향후 목표”라고 밝혔다. 

이러한 증가추세를 계속 이어가 지난해에는 매출액 1조9786억 원을 기록해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전년대비 20% 이상 증가)을 내기도 했다. 1%대의 낮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던 2014년에 비해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1억 원으로 영업이익률 6%를 기록해 업계에서는 '신화창조'라는 말을 들었다. 2018년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도 1300개 돌파해 지난해에만 매장이 100개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불황에 강한 다이소.... '5천 원 전기면도기' 등 품질과 가격, 모두 잡아

다이소가 판매하는 전기면도기는 대표적 '가성비템'으로 꼽힌다. 그리고 다이소에는 실제 5천 원이면 살 수 있는 면도기가 있다. 5천 원 짜리면 웬만한 날면도기보다도 싸다. 한 유튜버는 이 제품을 두고 "아침마다 면도하려면 무리지만 수염이 빨리 자라는 사람이 들고 다니며 쓰기에는 최고" 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 있소”를 연상케하는 이름답게 다이소는 가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없는 물건을 찾기 어렵다. 전기면도기 뿐 아니라 각종 식기와 장난감, 화장품까지 3만여 종의 상품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벚꽃을 주제로한 '봄봄' 등 때마다 이벤트 상품도 내놓는다.

올 상반기에는 다이소가 영화 ‘어벤저스:엔드게임’의 흥행시점에 맞춰 마블 시리즈를 모토로 한 70여 종이 넘는 상품을 무더기로 출시해 화제가 됐다. 현재까지도 일부 품목들은 없어서 못 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 모양 마우스패드는 1천 원,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로고가 새겨진 보온병은 5천 원이면 구매할 수 있다. 월트디즈니가 소유한 캐릭터 판권비용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가격이다.

소비자들이 호주머니 사정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도 싼값에 쇼핑을 즐길 수 있다보니 다이소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침체에도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불황으로 '가성비'가 소비 트렌트로 떠오르면서 다이소 매출은 4년 동안 137%가 뛰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다이소 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다이소를 발견하면 무의식적으로 들어가 매장을 배회하는 현상을 뜻한다. 네이버 밴드에는 다이소 구매 후기와 사용 '꿀팁'을 공유하는 '다이소 털이범' 모임까지 있는데 현재 2만 명 이상이 멤버로 참여 중이다.

다이소는 현재 3만2천 종에 이르는 상품을 팔고 있지만 매장 최고가는 여전히 5천 원이화. 500원과 1천 원, 1500원, 2천 원, 3천 원, 5천 원 등 6단계의 가격대를 20여 년째 유지하고 있다. 특히 1천 원짜리 상품의 비율이 전체의 절반, 2천 원 이하 상품의 비율이 80% 이상이다.

이런 가격 경쟁력이 가능한 이유는 다른 기업들과 정반대의 가격 책정 과정 덕분이다. 일반적으로 제품 원가에 일정한 이윤을 붙여 소비자 가격을 정하지만 다이소는 먼저 가격을 책정하고 여기에 맞춰 불필요한 포장 등 비용을 최소화한다. 기존 제품의 기능이 3가지면 가장 핵심인 1가지만 남겨놓고 나머지 기능은 버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싸다고 해서 품질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소비자는 품질이 나쁘면 1천 원짜리도 비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성공비결은 고품질, 저가격, 다품종

박정부 회장 성공비결로 꼽히는 것은 고품질, 저가격, 다품종이다. 이 가운데 상품의 품질은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그는 체질개선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제품 다양화와 품질 향상에 힘써 다이소만의 ‘잇템(인기제품)’도 등장했다.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5~6년 전만 해도 절반 이상에 이르던 중국 수입제품의 비중을 최근에 30%까지 줄이고 국산제품의 비중은 70%로 늘렸다.

꼼꼼한 현장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한달에 600개에 이르는 모든 신상품을 직접 확인한다.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면 해당업체를 방문하느라 1년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로 해외 각국에서 열리는 생활용품 박람회 등에도 참가해 상담과 계약을 이끌어냈다.

또 통합 물류 센터 구축을 위해 독일 등 유럽과 일본 등 여러 국가와 공항물류시스템, 우체국 물류시스템 등 수많은 유형의 물류센터를 6개월 동안 직접 돌아다녔다.

박정부 회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방법을 고심한 끝에 물류체계 혁신에 주목했다. 3년동안 1500억 원을 들여 2012년 12월 연면적 약 3만여 평의 국내 최대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매출액 대비 물류비용이 3~4%에서 2%로 뚝 떨어졌다.

박회장은 소탈한 성격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성격은 직원을 뽑을 때도 예외가 아니다. 학력과 스펙, 전공 등을 보기보다 주고객인 주부들이 선호할 만한 좋은 제품을 잘 골라내는지, 제품을 보기좋게 진열하는 감각을 지니고 있는지, 고객의 까다로운 요청에도 원만히 대응하는 넉살이 있는지를 채용기준으로 삼는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인 다이소

최근 몇년간 다이소는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에도 나섰다. 최근 많은 이재민 피해를 낸 강원도 산불피해에도 구호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했으며 창원시, 김해시와 함께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등을 진행했으며 국가의 안보를 책임지는 육군훈련소와 자매결연 협약식을 맺고 군장병의 취업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정부의 유통규제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박회장은 앞으로는 고객과 상생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더 사회공헌활동을 힘쓰겠다고 말했다.

◆ 향후 목표 및 비전

박회장의 향후 비전은 ‘직원 처우개선과 품질경영’ 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임직원 급여가 2017년(2130억원) 보다 24.69% 늘어난 2828억원 이었다. 2014년(122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영업이익이 인건비 상승과 신규매장 시설비 증가로 1498억원(2017년)에서 1251억원(2018년)으로 16.5% 감소됐지만 직원 처우 개선에는 무엇보다 먼저 적용하고 있다. 또한 다이소는 임시직 2년 결과 후 차별없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 채용 우수 기업이기도 하다.

2020년 매출 2조원 달성이 목표

최근 매출액 2조원에 거의 육박한 다이소 박 회장은 2020년 2조원을 달성을 목표로 세우며 “모든 고객이 온라인 쇼핑에서만 답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매장에서 좋은 물건을 넉넉히 살 수 있도록 해 고객이 변심하지 않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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