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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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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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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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요! 노후자금과 일이 중요해요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사업이 안돼 청산하다 보니 돈이 없다. 노후자금과 일이 중요하다. 60대에 일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빠져든다. 요즘에는 일자리를 걱정해야 한다. 아직도 이곳저곳 돈이 많이 들어간다. 움직이면 돈이다. 지금 내 이야기다.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미래에셋대우 은퇴연구소의 보고서와 평범한 주부의 노후자금 사수기인 가키야 미우의 장편소설 '노후자금이 없습니다'를 읽는다.

남편의 정년까지 남은 기간은 3년이다. 그전에 주택자금 대출도 모두 갚아야 하고, 잡지에서 읽은 최소 노후자금 6천만 엔도 모아야 하는 평범한 50대 주부 고토 아츠코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문제 앞에서 돈에 휘둘리면서도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주인공 아츠코를 보며 현실을 살아가는 나이자 우리의 이야기다.

고토 아츠코가 무사히 노후자금 6천만 엔을 모으고, 그간 열심히 살아온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책장을 넘길수록 괜히 입에 침이 마른다. 평범하다 못해 소설 속 주인공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보통의 삶을 사는 주부 고토 아츠코는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 대학을 졸업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결혼을 앞둔 딸, 취직자리가 정해진 아들과 함께 살며 자신도 신용카드회사의 계약직으로 일하며 착실하게 돈을 모은다.

이제 큰돈 나갈 일이 없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로 아츠코의 통장에서 착실하게 돈이 빠져나간다. 사위의 집안이 대대로 대형마트를 경영하던 부잣집이기에 비즈니스상의 접대 목적으로 호화로운 결혼식을 치른다.​

딸 사야카는 사돈댁에 휘둘리며 똑 부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남편은 체면 때문에 큰돈이 나가는데도 아무렇지 않다. 있는 사람이 더하다고 결혼식 비용을 정확하게 나눠 내야 할 판이다. 아츠코는 딸이 시집살이를 당할까 안쓰러운 마음에 답답하지만 돈을 지출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떨결에 시아버지 장례식 비용까지 모두 아츠코네에서 책임지게 된다. 가게를 판 돈 2억 엔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다가 최고급 요양원에 입주해 호의호식하며 살았던 시부모가 장수하는 바람에 어느새 가진 돈은 바닥을 보인다. 그런 시점에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신다.

설상가상 아츠코 부부 모두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믿었던 남편의 퇴직금마저 한 푼도 건지지 못한다. 이 와중에 딸 사야카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것 같고, 시어머니에게 매달 보내는 9만 엔의 생활비까지 아츠코의 목을 죄여온다.

과연 아츠코는 한숨이 푹푹 나오는 문제들을 해결하고, 무사히 노후자금 6천만 엔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여태껏 넉넉하진 않지만 나름 살뜰하게 살아왔던 아츠코는 생활이 휘청거린 상태에서도 돌파구를 찾아 분투한다.

그 모습에 함께 마음을 졸이다가도 웃음을 머금기도 한다. 현실의 답답함을 이겨낼 용기를 이 소설을 읽으며 얻는다. 확실히 저축하고, 노후를 대비해 만전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미래는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 앞에 불안한 마음이 든다.

다행히 소설 속에는 돌파구가 있다. 초고령화 시대에 노후가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점점 길어지는 노후를 풍요롭게 보내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래에셋대우 은퇴연구소에서 나온 보고서를 보면 인구 조사 통계를 인용해 올해 약 74만 6000명이 만 60세가 됐고, 매년 그 수가 증가해 2021년에는 89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자리에서 물러나 노후에 접어드는 세대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은퇴자가 노후 소득원을 구상할 때 갖는 7가지 목표를 소개하고 있다.

첫째는 장수 위험에 대한 대비이다. 노후 소득이 사망 시점까지 계속 발생하고 은퇴자가 죽기 전 자산이 먼저 고갈되지 않아야 한다. 장수 위험에 가장 잘 대비할 수 있는 노후 소득원은 국민연금과 종신연금보험, 주택연금이다. 채권의 이자수익이나 부동산 임대 소득도 은퇴자의 사망과 관계없이 소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살아있는 동안 노후 소득이 끊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면 노후 소득원 구성 시 연금상품이나 인컴 형 자산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둘째, 소득의 극대화이다. 한정된 자산에서 최대의 소득을 얻을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실 노후 소득을 극대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는 것이다. 근로 소득을 통해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아둔 자산의 인출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자산의 인출을 늦추면 추가적인 운용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노후 소득 필요 기간이 짧아지므로 인출 가능 금액이 증가한다.

셋째, 비상 여유자금의 확보이다. 갑작스럽게 목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한다. 노년기에는 중증질환 수술이나 장기 간병 등 의료비가 증가하는데 이는 정기적인 노후 소득으로 충당하기 어렵다. 또한 여유자금의 확보는 은퇴자에게 심리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을 준다. 노후 자산을 한 계좌에 모아두고 특정 방식을 통해 인출하는 프로그램 인출, SWP는 언제든 남은 자산에 접근할 수 있어 은퇴자 자산 활용에 유연성을 준다.

넷째, 자산의 성장이다. 노후에는 자산이 불어나기보다는 인출로 인해 소진된다. 하지만 아직 인출되지 않은 목돈을 체계적으로 운용하면 인출을 하면서도 자산을 불릴 수 있다. 기본적으로 물가 상승에 따른 구매력 하락을 방어할 정도의 수익이 확보돼야 한다. 은퇴 자산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다면 자산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인출방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다섯째, 소득 하락 위험 방어이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더라고 노후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방어해야 한다. 특히 노후 필수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목적의 노후 소득원은 중요하다. 최저 연금 지급액이 정해진 종신연금보험이나 주택연금의 경우 소득 하락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섯째, 상속 가능성이다. 본인 세대에서 자산을 모두 소진하지 않고 자녀에게 남겨주고 싶은 은퇴자라면 노후 소득원을 고를 때 상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부동산 임대 소득이나 채권 이자 등 인컴 형 자산의 경우 자산의 원본은 보전되기 때문에 상속이 가능하다.

일곱째, 활용 용이성이다. 이는 은퇴자들이 은퇴 소득원을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은퇴 소득원은 지나치게 복잡해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의 필요가 크지 않게 구성한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지능력의 감퇴에 대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후 소득원이 갖춰야 할 목표를 한 번에 모두 충족할 수 있는 노후 소득원이 없다. 따라서 각기 다른 목표를 충족할 수 있는 노후 소득원을 조합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필요한 것은 일을 놓지 않는 것이다. 노후에 더욱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과거의 영화는 잊어라.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더 만족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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