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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승차공유서비스 시장의 문제와 해법비겁한 정부와 운수업체

[CEONEWS=박희준 교수]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만들어지는 새로운 시장과 기존 시장 간의 갈등은 우리 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의 변화가 아니다. 삶의 방식과 시장을 구동하는 기제의 변화다. 그래서 기술에 대한 투자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장을 위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내고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를 도출해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승차공유서비스업과 택시업의 갈등에서 정부는 뒷짐을 지고 조정자의 역할을 포기한 채로 택시기사들과 승차공유서비스업을 제공하는 IT업체 간의 대결 국면으로 문제를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갈등의 주체인 택시 운수업체들은 택시기사 노조를 앞세우고 뒤에 숨어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해관계자 간의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배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는 사납금에 허덕이며 한 달에 2백만 원 수익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회사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앞세워 사용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며 새로운 시장의 성장을 막고 있다. 승차거부와 택시기사의 불친절함 그리고 택시의 불청결함을 경험한 다수의 사용자들은 승차공유서비스 업계의 손을 들어주기 원한다. 하지만 과도한 업무 시간과 쥐꼬리만 한 수입을 고려하면 택시기사들의 친절함과 택시의 청결함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갈등이 불거지자 허겁지겁 정부는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택시업계는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사납금도 덩달아 높아지는 상황에서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몇 푼 인상된 택시요금만으로 택시 서비스의 개선된 모습 또한 기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승차공유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택시기사들의 두려움을 떨쳐줘야

회사 택시기사들은 승차공유서비스란 새로운 교통체제의 틀에 편입되면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다. IT를 활용한 카카오택시를 통해서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IT의 효익(效益)을 이미 경험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급자 측면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가져다 줄 효익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이해도는 낮다. 다만, 노조와 택시업계의 선동으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최근 또 다른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승합차공유서비스,‘타다’의 경우 기사들은 시급을 받고 일한다. 사납금 때문에 승차거부를 할 이유도, 서두르느라 난폭운전을 할 이유도 없다. 택시기사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편입되어 안정된 수입과 함께 더 나은 서비스를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타다는 엄밀히 승합차 랜탈 서비스다. 랜터카를 대여할 때 운전자를 알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장애인 및 65세 이상 노인인구에게 랜터카를 대여하거나 11인승이상 17인승 이하의 승합차를 대여할 경우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에 기반으로 둔 서비스다. 현재 타다와 관련된 갈등의 쟁점은 랜터카가 대여되기 이전에 도로에서 운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적법성의 여부다. 시장의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래 전에 만들어져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모델을 담아내지 못하는 법제도에 얽매여 있는 시장이 안타깝다. 그 법망을 교모하게 피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업체나, 그 법망을 붙들고 유권 해석을 통해 시장을 지켜내려는 업체나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회사 택시기사가 아닌 개인택시 사업자들이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1억5천만 원까지 하던 개인택시 면허권의 시세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갈등 해결의 핵심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개인택시 면허의 가치를 보존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개인택시 사업권을 회수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개인택시 사업권을 지분으로 투자해서 조합 형태로 승차공유서비스업체를 창업하도록 유도하고, 조합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기술적인 지원을 해주면 어떨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전에 서둘러야

머지않아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더욱 심각한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교통체제는 자율주행차를 기반으로 하는 승차공유서비스에 의해 대중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버의 시가총액은 연매출액의 50배에 이른다. 수년 후에 펼쳐질 새로운 시장의 중심에 이미 위치하고 있는 우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수치일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완성업체들도 앞 다투어 승차공유서비스업체를 만들고 우버의 독주를 막고자 한다. 미래의 자동차 완성업체들은 자동차를 판매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생산한 자동차를 기반으로 차량공유, 승차공유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자동차의 생명주기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어 낼 것이다. 택시업계가 변화를 게을리 한 채로시장을 지켜내고자 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글로벌 자동차완성업체와 승차공유서비스 업체에게 송두리째 시장을 내어줘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기회에 운수업체들도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모델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야 한다. 그리고 현재 운수업에 종사하는 기사들의 출구전략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곧 사라질 운전기사라는 직업에 대한 논의 또한 시작되어야 한다. 그들의 지분 참여로 자율주행차 기반의 승차공유서비스 업체를 조합 형태로 설립해서 운영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현 상황은 브라운관TV에 소요되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을 살리기 위해 평면TV에 대한 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평면 TV가 생산되지도 유통되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처럼 보인다. 택시업계와 승차공유서비스업체 간의 갈등은 4차 산업혁명의 서막이다. 새로운 시장을 활성화함과 기존의 시장에 출구를 만들어 주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술과 시장의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정치인과 관료들을 길러내야 한다. 언제까지 기술과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에 발목을 잡혀 있을 것인가.

박희준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박희준 교수   webmaster@ceo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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