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충식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지난 2019년 1월1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지주 출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덩치가 큰 금융회사인 보험사나 증권사를 단번에 인수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부동산신탁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손태승 회장은 포용적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어 덕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오랫동안의 미국 생활로 해외 기업설명회를 통역 없이 직접 진행할 정도로 영어가 능숙하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이루어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의 비전과 과제 등에 대해 살펴봤다.

포용적 리더십의 덕장이라는 평가...우리금융지주 회장
영어 능통은 글로벌 경쟁력...비은행 부문 강화가 제1목표

◆ WHO IS...

손태승은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959년 5월16일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1973년)와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1983년)했다. 서울대학교 법학대학원(1986년)과 핀란드 헬싱키대학교 경제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2000년)를 받았다. 김연하씨와 결혼해 아들 손정근씨와 딸 손혜영씨를 두고 있다.

1987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국제부 대리(1989년), 뉴욕지점 과장(1994년)을 거쳐 마흔넷의 나이로 우리은행 전략기획팀장(2003년, 우리은행 최연소의 나이)으로 승진한 후 LA지점장(2006년)을 맡았다. 그리고 2010년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담당 상무로 승진했다. 우리은행 관악동작영업본부 영업본부장으로 발령(2012년 12월)받은 후 2014년 3월 자금시장사업단 상무를 맡았다.

같은 해 12월 글로벌사업본부 집행부행장으로 승진한 후 2015년 12월 글로벌그룹장 부행장에 선임됐고, 2017년 2월 글로벌부문 부문장에 임명됐다. 2017년 11월 이광구 행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행장대행을 맡았다. 2017년 12월22일 우리은행장에 선임된 후 1년 만인 2018년 12월28일 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올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게 됐다.

침착하고 꼼꼼하게 현안을 풀어나가는 스타일의 소유자다. 포용적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어 덕장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해외 기업설명회를 통역 없이 직접 진행할 정도로 영어가 능숙하다. 우리금융지주가 기존 금융지주들과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 경영활동의 공과

△우리금융지주 출범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1월14일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출범식을 열고 2014년 11월 이후 4년 2개월 만의 금융지주 부활을 알렸다. 손태승은 출범사에서 “지주회사 출범을 통해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1등 종합금융그룹은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는 설립 초기에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 10부 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돼 8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아 2018년 12월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우리금융지주로 전환을 의결했다. 우리은행 주식은 2019년 1월11일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1:1 비율로 이전돼 우리은행 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의 주식을 받게 된다.

△우리은행 임금단체협상 조기 타결

우리은행 노사가 2019년 일반직 임금을 2.6% 인상하고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1년 늦추기로 합의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2018년 12월13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열고 내년 일반직 임금 인상률을 2.6%(사무지원과 CS직은 4.0%)로 확정하고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만 55세에서 만 56세로 1년 늦추기로 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2018년 11월29일부터 교섭을 시작해 세 차례 실무자 교섭 뒤 진행된 집중교섭을 통해 이번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노조는 산별 교섭에서 합의한 대로 임금피크제 진입시기를 1년 늦춰 만 56세에 시행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직원들의 희망퇴직 요구가 많다며 만 55세에 시행하자고 맞섰지만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합의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근로시간 단축을 두고 점심시간 1시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배우자 출산휴가를 확대하고 태아검진휴가도 신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중견기업 혁신성장 지원

손태승은 중견기업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내놨다. 우리은행은 한국중견기업인연합회와 2018년 11월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중견기업 비즈니스 써밋(Business Summit)’을 열고 중견기업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행사를 통해 중견기업 지원제도인 ‘그레이트 비전(Great Vision) 2022’를 선보였다.

주요 지원내용은 △3조 원 규모의 특별자금을 기업별로 300억 원 한도에서 지원 △우수 기술 보유기업 상대로 직접 투자 강화 △수출 우수 기업 및 수출 신규업체 지원 확대 △해외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한 유관기관 연계 프로그램 시행 등이다. 우리은행은 중견기업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산업기술진흥원, 무역보험공사 등과도 업무협약을 맺었다.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직

손태승은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한다. 우리은행은 2018년 11월8일 서울 본점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2020년 3월 주주총회까지 손태승이 우리은행 지주사(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그동안 사외이사들만 참석한 사외이사 간담회를 열어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직 등 지배구조 전반을 논의해 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사회가 논의 끝에 지주사 설립 초기에는 우리은행장이 지주사 회장을 겸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현안 해결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지주사는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 등을 지주 자회사로 이전하고 자기자본비율 평가방식도 내부등급법으로 바꿔야 하는 등 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해결해야 할 현안을 안고 있다.

게다가 지주사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약 99%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은행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지주사 이사회는 2016년 정부가 민영화를 위해 과점주주에게 지분을 매각한 취지를 살리기 위해 현재 과점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꾸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인가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인가를 받았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11월7일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가운데 키움증권과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우리은행 지주사 지분을 4% 넘게 들고 있는 것도 승인했다. 우리은행 지주사(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1월11일 우리은행의 주식 모두를 우리은행 지주사에 이전하는 포괄적 이전을 통해 설립됐다.

우리은행의 주주들은 우리은행 지주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았다. 우리은행 지주사는 모두 23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자회사는 우리은행, 우리FIS, 우리금융연구소, 우리신용정보, 우리펀드서비스, 우리PE자산운용 등 6개다.

손자회사로는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 한국비티엘인프라투융자회사, 우리아메리카은행, 중국우리은행,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 러시아우리은행, 브라질우리은행, 홍콩우리투자은행, 베트남우리은행, 우리웰스뱅크필리핀,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우리파이낸스미얀마, WB파이낸스, 우리한화유레카사모투자합자회사, 유럽우리은행 등 16개가 있다. 증손회사로 우리카드의 해외 자회사인 투투파이낸스미얀마가 있다.

△2018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에서 역대 최대 규모 달성

우리은행은 2018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냈다. 우리은행은 2018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6045억 원을 거뒀다고 2018년 10월26일 밝혔다. 2018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조9034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모든 부문이 고르게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이자이익은 우량 중소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하고 저비용성 예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2018년 3분기 1조4330억 원을 나타냈다. 2017년 3분기보다 7.6% 늘었다. 저비용성 예금은 급여계좌, 지자체 금고 등 은행이 적은 이자를 지급하는 예금이다.

비이자이익은 자산관리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수익증권과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로 2018년 3분기 자산관리부문 수수료는 2017년 3분기보다 20.2% 늘어난 860억 원을 보였다. 외환과 파생부문의 2018년 3분기 순이익도 930억 원으로 2017년 3분기보다 14.1% 증가했다. 글로벌부문의 3분기 이익 규모도 지난해 3분기보다 10.4% 늘어난 1500억 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우량자산 중심의 영업으로 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대출금 가운데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46%를 보여 역대 최저 수준을 보였다. 연체율은 0.34%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은행, 은행권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손태승은 은행권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우리은행에 도입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2018년 8월30일 모든 영업점과 부서에서 주 52시간 근무제를 2018년 10월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회사가 밝혔다.

우리은행은 연장근무가 많은 영업점과 부서를 놓고 인원을 추가 배치하고 근무시간을 조정했다. 탄력근로제가 도입돼 영업점의 아침회의도 사라졌다. 손태승은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 상황을 살피며 인원 충원이 필요하면 추가 채용도 검토하기로 했다.

△지주사체제로 전환 준비 서둘러

손태승은 2018년 안으로 지주사체제 전환 준비를 끝내고 2019년 초에는 지주회사를 출범하기로 했다. 2018년 5월 우리은행을 지주사체제로 전환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2018년 6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사 전환을 위한 주식 이전 계획서 승인을 의결했다. 2018년 말 주주총회를 거쳐 2019년 1~2월에 지주회사가 출범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은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면 자회사에 투자할 수 있는 출자한도가 7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은 증권사를 비롯해 부동산투자신탁사, 자산운용사 등 인수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차세대 전산 시스템 우여곡절 끝에 안정화

 

손태승은 취임 뒤 전산 시스템 교체에 공을 들였다. 14년 만에 새로운 전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새 전산 시스템은 교체 과정에서부터 교체 직후까지 크고 작은 오류가 발생하며 말썽을 부렸다. 전산 시스템 교체를 2018년 2월 설연휴에 진행하려고 하고 고객들에게 서비스 중단을 알렸지만 오류가 감지되면서 돌연 취소됐다.

우리은행은 2018년 5월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면서까지 다시 전산 시스템 교체를 진행했지만 문제가 이어졌다. 교체 직후부터 연관 애플리케이션에서 접속이 안 되거나 다른 사람 거래 내역이 뜨는 등 오류가 발생하고 군인 월급 계좌이체가 예정됐던 시점에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불편을 낳았다.

안정화된 듯 보였던 우리은행 전산 시스템은 추석을 앞둔 2018년 9월21일 다시 전산장애를 일으켰다. 손태승은 전산장애 문제에 관한 보상으로 2018년 10월 한 달 동안 개인 이용자의 인터넷뱅킹, 스마트뱅킹, 텔레뱅킹 등 비대면 송금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선제적으로 채용제도 개선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2015~2017년에 걸친 채용비리 사건을 계기로 채용절차를 전면적으로 바꿨다. 다른 은행들보다 먼저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진 만큼 선제적으로 채용절차를 개선했다. 면접제도를 외부위탁으로 바꿨다. 면접관 4명 가운데 2명은 우리은행 직원, 2명은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필기시험도 다시 도입했다.

손태승은 2019년 1월14일 기자간담회에서 “채용비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채용의 거의 모든 과정을 외부에 맡겼다”며 “앞으로는 채용비리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우리은행 기관영업에서 강세 보여

우리은행은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고 주택도시기금 간사 수탁은행으로도 지정돼 기관영업에서 강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2018년 3월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업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기금 적립금이 2018년 5월까지 634조 원이고 전체 가입자가 2186만 명에 이르는 국민연금에서 연금보험료 수납, 연금급여 지급, 본부의 자금관리, 운용자금 결제 등을 관리한다.

2018년 4월 주택도시기금 간사 수탁은행으로도 업무를 맡게 됐다. 간사 수탁은행은 일반 수탁은행 업무(청약저축 업무, 구입•전월세자금대출 등 수요자대출 업무 및 국민주택채권 업무)를 포함해 사업자대출 업무를 하고 다른 수탁은행들의 간사 역할도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2018년 5월 서울시금고 입찰에서 제1금고를 신한은행에 내주고 제2금고만 맡게 되면서 103년 동안 지켰던 서울시 금고지기의 독점적 지위에서 내려왔다. 출연금을 신한은행이 많이 써낸 데다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를 위해 운영하던 서울시 이택스(ETAX) 시스템이 3월 오류로 세금고지서를 70만 명에게 잘못 전달해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선정 경쟁에서 불리했다.

△두 차례 조직개편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대외적 역량 강화, 디지털부문 확대

손태승은 취임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조직을 개편했다. 2017년 12월22일 취임 직후 기존 부행장급 임원 11명 가운데 7명을 대대적으로 교체했고 대외협력단을 소비자브랜드그룹으로, 외환사업단을 외환그룹으로 높여 금융소비자 보호와 대외 브랜드 가치 상향을 꾀했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및 핀테크사업을 전담하는 글로벌디지털추진팀을 비롯해 영업추진부와 경영혁신부, 자금세탁방지부도 신설했다. 2018년 6월 말 빅데이터센터를 새로 만들고 정보통신기술을 담당했던 팀들(ICT구축단, ICT지원센터)을 합쳐 정보기술그룹으로 격을 높이는 두 번째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정보보호단을 정보보호그룹으로 높였다.

△우리은행 인사원칙 공개

이광구 전 행장이 우리은행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도덕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한 만큼 채용과정과 인사시스템 전반을 손볼 필요성이 높았다. 손태승은 우리은행의 모든 직원에게 정기인사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미리 공개해 잡음이 불거질 여지를 줄였다.

능력 중심의 객관적이고 투명한 승진인사, 실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는 공정한 인사 이동, 역동적 조직을 위한 젊은 인력 전진배치, 신상필벌이 명확한 인사원칙 준수 등을 내걸었다. 손태승은 “이번 인사원칙 사전공개는 공정한 인사제도 정착을 위한 첫걸음인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끝까지 믿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핵심성과지표 기준으로 상위 20% 이상을 승진 기준으로 잡고 이들을 대상으로 함께 근무한 직원들과 고객들로부터 받은 평판평가를 더하는 등 능력 중심의 인사문화를 세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장에 올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2017년 11월3일 사임의사를 밝힌 뒤 행장대행을 맡다가 같은 달 30일 우리은행장에 내정됐다. 12월22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됐다.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손 내정자는 갑작스럽게 은행장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는 상황에서도 합리적이고 침착하게 조직을 이끌어 나갔다”며 “안정적으로 은행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글로벌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수익원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글로벌 진출

손태승은 우리은행장에 오르기 전부터 해외 영업에 힘써왔다. 손태승은 1989년 한일은행 국제부 대리, 1994년 뉴욕지점 과장으로 근무하며 해외 업무를 익혔다. 2014년부터 글로벌사업본부장과 글로벌부문장을 맡아 우리은행의 해외 진출에 힘써왔다. 은행장이 된 뒤에도 기존에 담당했던 해외사업을 은행장 업무와 병행하며 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6월에는 캄보디아에서 금융회사 비전펀드캄보디아까지 인수했다. 2018년 11월 말 기준으로 모두 26개 나라 421곳의 해외 영업점을 확보하게 됐다.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해외진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각 국가에 적합한 방식으로 진출전략을 세운 점이 적중하면서 빠르게 해외사업을 안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평가

우리은행에서 ‘국제 전문가’이자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2003년 마흔넷의 나이로 우리은행 전략기획부장에 올라 신현석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이동연 중소기업그룹 상무와 함께 이덕훈 전 행장의 총애를 받던 ‘전략기획팀장 3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당시 손태승은 우리은행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이었다.

우리은행 로스앤젤레스 지점장, 글로벌사업본부장, 글로벌부문장을 지낸 해외금융사업 전문가로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갖춰 해외기업설명회를 통역 없이 직접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태승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시절 내용을 외울 정도로 공부한 ‘성문종합영어’가 영어 실력의 비결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느라 동기들보다 2~3년 늦게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남들에 뒤지지 않도록 열심히 일한 결과 최연소 전략기획부장에 오를 수 있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평소 빠르지 않지만 정확하고 두루두루 살필 줄 아는 ‘꼼꼼한 덕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온화한 성품에다 과묵해 직원들에게 큰 소리를 잘 내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업무와 관련해서는 결단력과 추진력을 갖추고 있어 우리은행 내부에서 평판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일에 집중하고 성과로 보여주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이광구 전 행장이 부행장 시절에 부서장들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보고하는 다른 부서장과 달리 손태승은 앉아서 보고해 이광구 전 행장을 당황하게 했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손태승은 신입행원들에게 행장 집무실을 공개하고 영업점을 돌며 현장 직원들과 직접 대화하는 등 소통에 힘쓴다는 얘기를 듣는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 임원 서면보고를 줄이고 우리은행 내부 메신저인 ‘위비톡’을 통한 보고를 늘리게 할 만큼 격식보다는 실용을 중시한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에 이어 두 번째 한일은행 출신이자 6년 만에 탄생하는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다. 우리은행 내부에서 우리은행의 한일-상업 계파갈등에서 한발 비켜 있는 인물로 꼽힌다. 우리은행 계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직원을 발탁할 때도 출신은행을 따지지 않고 업무능력을 가장 중시했으며 손태승 취임 이후 우리은행 계파 갈등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취미는 독서이고 주량은 소주 1병으로 알려졌다. 종교는 기독교다.

◆ 비전과 과제

 

우리금융지주를 다른 금융지주와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손태승은 이를 위해 비은행부문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월14일 우리금융지주 출범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덩치가 큰 금융회사인 보험사나 증권사를 단번에 인수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부동산신탁회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을 인수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이는 우리금융지주가 설립 첫 해인 올해 내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낮아지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표준등급법이 적용된 우리금융지주의 자기자본비율은 10%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기자본비율 10.5% 이하인 금융회사에 자본적립을 요구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도 주요 과제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시절이던 2016년 10월 과점주주체제를 꾸려 민영화됐지만 여전히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18.43%를 보유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빠른 시일 내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잔여 지분 18.43%를 매각해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에 공적자금 12조8천억 원을 투입해 지금까지 11조 원가량(83%)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남은 우리금융지주 지분 18.43%를 매각해 1조8천억 원가량을 회수하려면 주당 1만4450원에 매각해야 한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그 이상에서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손태승이 우리금융지주 완전 민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주가 부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자회사인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을 각각 경영 효율과 금융지주회사법 준수를 위해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일도 마쳐야 한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인 은행이 종합금융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이를 지키는 데 2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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