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샘 이비인후과 심주섭 과장
안양샘 이비인후과 심주섭 과장

어지럼증은 성인의 20%가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입니다. 주로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2배 많고,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합니다.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눈앞이 캄캄해지거나 빙빙 도는 느낌,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어지럼을 표현합니다.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환자에 따라 심한 어지럼증을 호소해도 심각한 질환이 아닐 수 있고, 증상의 강도가 약하더라도 집중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어지럼증이란?

어지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는 불균형감을 의미합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귀(말초성), 뇌(중추성), 심장, 눈 등이 있습니다. 때문에 구분하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원인에 따라 중추성 신경계 질환과 말초성 전정기관 장애로 구분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습니다. 

1) 전정기관 질환
말초성 어지러움은 전정기관이나 세반고리관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납니다. 보통 주위가 빙빙 도는 것이 주된 증상이며, 식은땀이 나거나 구토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입니다. 또한 심한 경우에는 제대로 걷는 것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순간적인 발작 증세처럼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며, 재발의 가능성도 높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이 있습니다.

2) 중추신경 질환
중추신경의 장애로 비롯된 어지러움은 뇌혈관의 장애 또는 종양으로 인해 나타납니다. 구토를 하거나 오심 등의 자율신경증세는 비교적 덜 나타나기도 하지만 운동신경이나 감각신경과 같은 다른 신경들의 마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는 호전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해당 질환으로는 편두통, 소뇌종양, 뇌졸중 등이 있습니다.

3) 심혈관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으로 발생하는 어지러움은 순환기계나 심장 이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입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고혈압이나 저혈압, 부정맥, 기립성 저혈압, 심부전 등이 있습니다. 

4) 기타 질환
심인성 어지러움이 있고, 공황장애나 두부외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귀 관련 질환

1) 이석증
이명이나 난청과 같은 청각증상 없이 머리를 움직이거나 자세를 바꿀 때마다 회전성 어지럼증이 나타납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전정기관에는 이석(칼슘염)이 고정되어 있는데, 제자리에서 탈락되어 부유하는 이석이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게 되면서 발생합니다. 이석이 세반고리관 안의 내림프액으로 들어간 이후에 머리를 움직이면 이석의 움직임이 내림프액의 파동을 유발하고 팽대부의 감각센서를 자극하게 되어 어지러움이 나타납니다.

▸ 증상
대표적인 증상으로 머리위치 변화에 따른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입니다. 주로 아침에 기상할 때 회전성 어지러움을 경험하고,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위아래로 움직일 때 등 특정 자세에서 빙빙도는 듯한 느낌이 수 십초 정도 지속되다 사라집니다.
이와 함께 구역감, 구토, 식은땀, 심계항진, 안진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 진단
이석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문진 및 안진검사를 시행합니다. 안진검사는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안구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검사로, 체위 변환시 특정 안진이 관찰되면 이석증으로 진단합니다. 안구의 움직임 및 속도를 판독하여 이석이 들어간 병변 반고리관의 좌우 방향 및 위치를 결정합니다.

▸ 치료
이석증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증상이 사라지는 양상을 보이긴 하나, 이석치환술이라는 물리치료를 통해 이석을 원래 위치로 집어넣는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석치환술은 어느 반고리관에 이석증이 발생하느냐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석의 위치가 후반고리관일 경우에는 앉거나 누운 자세에서 머리의 방향을 돌려줌으로써 이석이 원래 자리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에플리법’을 사용합니다. 반면 이석이 측반고리관에 위치해 있을 경우에는 몸을 360도 회전시키는 ‘바베큐법’을 사용하여 치료합니다.
이석치환술은 이석의 위치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시행할 경우에, 수 회 치료로 90% 이상의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석증은 치료 이후에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재발할 수 있습니다.

2) 전정신경염
전정신경염은 전정신경에 발생한 염증으로 어지럼증을 나타내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주로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해 감기를 앓고 난 이후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 증상
증상으로는 심한 어지럼증과 구토가 발생하며, 증상이 수 시간에서 길게는 수 일 이상 지속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수 일간의 회전성 어지럼증이 지속되며, 정상 쪽을 향하는 안진(눈의 진동)이 발생합니다.
눈을 감거나 염증이 발생하지 않은 쪽으로 누우면 증상이 좋아지기도 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전정신경염이 생긴 쪽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느낌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개 수 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머리를 빠르게 움직이게 될 경우 일시적으로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진단
온도 안진 검사를 비롯한 전정기능검사에서 한 쪽 마비가 현저한 경우, 정상 고막과 정상 청력, 다른 신경학적 징후가 없는 경우에 해당되면 전정신경염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 치료
전정신경염은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증상이 완화되는 질환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환자가 증상을 견딜 수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을 겪는 경우에는 증상 발생 초기에 전정 억제제, 진토제, 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하는 등 어지럼증과 자율신경계 증상을 덜어주는 약물에 의한 대증치료를 실시합니다.
양쪽 전정계의 불균형에 대한 중추신경계의 보상작용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전정 억제제를 장기간 투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급성기 증상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후에는 중추보상을 촉진하기 위해 전정재활운동을 시행합니다.

3) 메니에르병
메니에르병은 발작성으로 나타나는 회전성 어지러움, 편측의 청력 저하, 이명 및 이충만감 등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메니에르병은 전정기관 내부에 있는 림프액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내림프 수종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전정기관은 내부의 내림프액이 증가와 감소가 반복하여 압력이 저절로 조절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메니에르병이 발생하게 되면 내림프액이 증가해 내이의 막에 타격을 입히고, 그 여파로 상기 증상군이 나타납니다.

▸ 증상
발병 초기에는 저주파수대에서 난청이 시작되나, 점차 병이 진행되면서 고음역에서 청력 소실이 발생합니다. 고음역에서 먼저 난청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난청은 메니에르병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초기에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점차 양측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초기에 회전성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나고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증상이 수 십 분에서 수 시간 동안 지속되기도 합니다. 어지럼증 외에도 귀가 울리는 이명과 귀에 무엇이 꽉 차 있거나 막힌 듯한 느낌의 이충만감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구역감과 구토를 동반하는 자율신경계 자극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진단
내림프관은 귓 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CT나 MRI 등의 검사로는 진단하기가 어렵지만, 다른 중추신경계 질환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징적인 증상군과 전정기능검사 및 청각검사로 진단을 하게 되며, 처음부터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꾸준하게 경과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 치료
메니에르병은 초기 발병 환자의 대부분이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만, 발작 증세의 주기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환자에 따라 치료 접근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초기에 발견된 환자들 중에서는 식습관 조절과 스트레스 관리로 경과가 좋아지기도 합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항구토제, 신경안정제, 이뇨제, 편두통 예방약 등으로 약물 치료를 시행합니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서 내림프낭 감압술 등의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Tip! 귀 질환 예방을 위한 일상에서의 생활수칙

- 귀 안을 깊게 후비지 않는다.
- 귀 안에 물이 들어가도 면봉 사용을 자제하고 한쪽으로 몸을 기울여 털어낸다.
- 감기가 심하게 오래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 소음 및 이독성 약물을 피한다.
- 정기적인 청각검사를 받는다.
- 지나친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귀 질환이 의심될 경우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