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
김유미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상무

보수적인 시장으로 손꼽히던 럭셔리 시장이 변하고 있다. 그동안 럭셔리 기업들은 고유의 브랜드 가치 훼손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변화를 수용해왔다. 하지만, 소비패턴 변화와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 가속으로 과거 방식만을 고수하는 기업은 생존하기 힘든 환경이다. 럭셔리 시장이 급속도로 변화하는 가운데, 플렉스(Flex), 스몰럭셔리, 보복소비 등 새롭게 등장한 소비패턴으로 재조명되는 럭셔리 시장을 살펴본다.

럭셔리 시장 현황(사진=삼정KPNG)
럭셔리 시장 현황(사진=삼정KPNG)

MZ세대가 주도하는 뉴럭셔리

전통적으로 럭셔리 소비층은 경제력과 자산을 축적한 40대 이상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럭셔리 제품의 주요 소비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적인 감각으로 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신(新)명품으로 부상한 가운데, 루이비통, 구찌 등 클래식 럭셔리 브랜드와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또한 패션 외 영역의 럭셔리 제품에도 관심이 많은 MZ세대는 럭셔리 카테고리 다변화를 주도하며, 리빙, 펫, 카페·레스토랑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럭셔리 소비를 통해 ‘럭셔리테리어(L uxury+인테리어)’, ‘펫셔리(Pet+Luxury)’ 등의 신조어를 양산하기도 한다. 이처럼 럭셔리 소비자 저변 확대로 럭셔리업계 전반이 변화를 겪으며 비즈니스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사진=삼정KPMG)
뉴럭셔리 비즈니스 트렌드(사진=삼정KPMG)

뉴노멀로 급부상한 럭셔리 이커머스와 리세일

온라인 럭셔리 구매는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눈으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당연하던 럭셔리 시장에서 클릭만으로 손쉽게 럭셔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100만 원 이하의 스몰럭셔리 제품을 중심으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2021년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22%로, 오프라인 브랜드숍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존 온라인 럭셔리 시장은 파페치, 마테레사와 같은 글로벌 럭셔리 플랫폼이 주도해왔으나 최근 이커머스 기업과 럭셔리 브랜드 기업이 가세하며 시장 내 플레이어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중고 럭셔리 시장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전과 같이 명품을 구매해 10~20년간 장기 보유하는 것이 아닌 1~2년 동안 경험하다가 바꾸는 트렌드가 중고 럭셔리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럭셔리 제품의 소유보다 경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 트렌드는 중고 럭셔리 시장을 활성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럭셔리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꿔 나가는 중이다. 구찌와 버버리 등 중고 럭셔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럭셔리 브랜드 기업도 생겨났으며, 더리얼리얼,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 럭셔리 중고거래 전문 플랫폼도 투자자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럭셔리 기업, 메타버스·NFT 등 디지털 럭셔리로 Z세대 공략

럭셔리 브랜드 기업은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등 디지털 럭셔리 도입에 적극 나서며 Z세대를 미래 소비자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럭셔리 소비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타버스, 게임 등 가상공간은 Z세대와 문화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떠올랐다. 기술의 발전으로 희소성·배타성이 확보된 가상공간에서 구찌, 발렌시아가 등 럭셔리 브랜드 기업들은 NFT·AR·VR·3D 등을 활용해 메타패션, 디지털 런웨이, 디지털 아트워크 등의 디지털 럭셔리를 전개하고 있다. 가상공간에서의 브랜드 경험이 기업 활동의 중요한 일부로 자리잡음에 따라 이를 위한 기업의 새로운 시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럭셔리 시장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사진=삼정KPMG)
럭셔리 시장 변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 전략(사진=삼정KPMG)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럭셔리 시장, 비즈니스 기회 포착이 중요해

럭셔리 소비자 저변이 확대되고 새로운 소비자가 시장에 진입함에 따라 기업은 신규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은 오프라인에서 럭셔리 브랜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차별적인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증가하는 온라인 럭셔리 소비자를 놓치지 않기 위한 온·오프라인 양방향 접근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소비자 니즈에 맞춘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편 및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럭셔리 큐레이팅 전략을 통해 일상을 럭셔리로 채우려는 소비자의 로열티 제고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럭셔리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럭셔리 관련 기업은 변화의 기로에 놓인 럭셔리 시장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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