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 해외수익 극대화 전략이 필요

[CEONEWS=이재훈 기자]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CEONEWS가  '대한민국 리딩 TOP CEO'를 선정합니다. 이번 선정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들의 명예와 자존감을 앙양하고 그들의 업적과 노고를 치하하고 CEO PI의 본보기로 삼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가정간편식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1959년 3월2일 서울에서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오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 오뚜기에 입사해 1999년 오뚜기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르고 그 이듬해인 2000년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3월부터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했다. 2016년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함영준 회장이 오뚜기 최대주주가 됐다. 함영준 회장이 보유한 오뚜기 지분은 52만8986주(15.38%)에서 99만4529주(28.91%)로 늘었다.

[함영준 회장 오뚜기 지분율 추이]

차와 건강식품 등 오뚜기의 사업다각화에 주력해 왔는데 그 중심에 라면을 뒀다. 함영준의 경영원칙에 따라 오뚜기는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않아 ‘착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함영준에게는 역시 ‘모범생’과 ‘바른생활 CEO’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중견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2017년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 사이 대화에 초청받는 등 기업 이미지를 쌓아올릴 기회를 잡았지만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부각하는 등 논란을 빚기도 했다.

언론에 주목받는 걸 꺼려하는 은둔형 경영자다. 좋은 내용이라도 언론에 크게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경영활동의 공과

[오뚜기 최대지분 변동상황]

 

▲ 오뚜기 실적.

[오뚜기 지역별 매출현황]

△제품 가격 인상

오뚜기는 2017년 11월 즉석밥과 참치캔 가격을 올렸다. 마일드참치 가격을 3.3%, 고추참치, 야채참치 등 가격을 3~5%가량 인상했으며 오뚜기참치 가격을 6.7% 올렸다. 즉석밥 가운데 흰밥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 주력제품인 오뚜기밥 가격을 9.2% 올렸다.

당시 오뚜기는 쌀이나 참치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데 대응해 제품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2012년 8월 이후 5년여 만에 참치캔 가격을 올렸다. 2004년 즉석밥을 출시한 이후 2차례 가격을 인하했고, 2012년 인상 이후 5년 만에 즉석밥 가격을 올렸다.

△라면 점유율에서 농심과 간극 줄여

오뚜기는 2017년 말 라면시장 점유율이 23.0%를 보였는데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점유율이 늘고 있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2017년 점유율이 56.2%를 보여 2013년보다 9.7%포인트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2017년 점유율이 11.1%로 2013년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유지해 점유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라면업계는 바라봤다. 농심은 2016년 12월 신라면과 너구리 등 라면제품 12개 가격을 평균 5.5% 올렸지만 오뚜기는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오뚜기는 2017년 11월 말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10년 동안 라면 가격을 동결해 물가 안정에 기여한 점과 일자리 창출로 고용 증진에 이바지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중앙연구소 증축과 리모델링 공사 착수

오뚜기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의 오뚜기 중앙연구소에 6개층을 증축하고 내외부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한라에 2018년 3월 발주했다. 계약금액은 407억 원이다. 오뚜기는 2020년 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비정규직 채용 비중 낮아 청와대 초청, 과대평가 됐다는 말도 나와

오뚜기는 2017년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의 첫 공식 간담회에 초청받아 재계의 시선이 쏠렸다.

비정규직을 쓰지 않는다는 운영방침이 알려져 호의적 시선을 모았으며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사업과 장애인 복지재단 기부 등 각종 미담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비정규직 비율이 낮다는 점 역시 사실이긴 하지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전과 위생이 중요한 식품업계의 특성상 정규직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오뚜기는 2016년 말 함영준 회장이 1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편법없이 납부하기로 하면서 ‘갓뚜기’라는 별칭을 얻었다.

△2016~2017년,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 꾸려

라면 점유율과 가정간편식(HMR) 확대로 안정적 사업포트폴리오를 꾸리고 있다.

오뚜기는 2017년 라면시장에서 수익성보다 점유율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2016년 말 농심이 가격을 인상하며 오뚜기도 인상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오뚜기는 2017년 라면 가격을 현상유지하기로 했다.

2017년 2월 점유율 확대를 위해 라면 가격 동결을 발표했다. 내부적 점유율 목표는 30%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2008년 이후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행보는 라면업계 1위인 농심과 대비된다. 농심은 2016년 말 라면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힌 뒤 최근 최신 제품을 제외한 신라면과 너구리, 짜파게티 등 스테디셀러의 가격을 올렸다. 2011년 인상한 지 5년여 만이었다.

업계는 오뚜기가 가격 동결 효과로 2017년 역시 점유율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국내 2위로 2014년 18.3%에서 2015년 20.5%, 2016년 23.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이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오뚜기의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시장은 라면의 수요가 줄고 가정간편식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뚜기는 면류의 수요 하락에도 3분식품류, 즉석밥, 냉동피자 등 가정간편식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2017년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오뚜기는 연결기준 매출 2조107억 원을 내며 ’2조클럽‘에 입성했다. 2007년 매출 1조 원을 넘어선 이후 9년 만이다.

△진짬뽕 출시로 짬뽕라면시장 1위

2015년 9월 ‘진짬뽕’을 내놔 짬뽕라면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짬뽕라면의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2015년 12월 한 달 동안 오뚜기 ‘진짬뽕’은 17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가 100만 원 돌파해 ‘황제주’ 대열

2015년 8월5일 1인가구 증가에 힘입어 오뚜기 주가가 100만 원을 넘으면서 ‘황제주’ 대열에 합류했다.

오뚜기 주가가 장중 1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1994년 상장한 뒤 처음이었다. 오뚜기 시가총액도 3조7668억 원까지 불어났다. 오뚜기는 주가가 100만 원이 넘는 식음료기업인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오리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스포츠 마케팅

함영준 회장은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해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팀과 선수를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이다.

2014년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년6개월 동안 마케팅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오뚜기의 해외 실적 부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왼쪽)이 2014년 4월3일 서울 중구의 신라호텔에서 제이미 리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아시아 사장과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진라면, 맛 리뉴얼로 매출 급증

2013년 오뚜기의 주력 라면인 ‘진라면’은 매출이 33% 급증하며 1,04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함영준이 진라면의 맛을 개선하기 위해 경영진을 모아놓고 시식을 하는 등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차례 맛을 리뉴얼한 덕이 크다는 평가를 들었다.

△경영권 승계받아 사업분야 확대

함영준 회장이 2010년 3월 함태호 명예회장으로부터 10년 만에 경영권을 승계받았을 때 오뚜기는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있었다. 회장 승진 직후 주력부문인 참치통조림과 카레 등이 경쟁에서 밀리며 업계 5위로까지 밀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함영준은 인수합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분야를 확대해 나갔다.

삼화한양식품 인수를 발판으로 차(茶)류 사업을 시작한 뒤 건강기능식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냉동식품 통합브랜드 ‘스노우밸리’를 론칭하며 냉동식품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2017년 현재 오뚜기가 생산하는 제품은 건조식품류, 양념소스류, 유지류, 면제품류, 농수산가공품류 등 카테고리로만 700여 개, 가짓 수로는 2천여 개가 훌쩍 넘는다. 이 가운데 카레, 3분 요리, 케첩 등은 국내시장에 최초로 진출한 이후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라면사업에서도 진출 25년 만에 삼양식품을 제치고 업계 2위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는 처음 시장점유율 20%를 돌파하기도 했다.

◆ 평가

오뚜기는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않아 ‘착한 기업’이라 불리며 호평을 듣는다.

오뚜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오뚜기의 비정규직은 0명이다.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함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았다. 그의 반듯한 경영원칙은 상속세 납부에서도 나타났다.

2016년 말 함영준 회장이 1,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를 편법없이 납부하기로 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오뚜기가 ‘갓뚜기’로 불리며 주목 받았다.

오뚜기 창업주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2016년 9월 별세하면서 함영준은 주식 46만5543주를 물려받았다. 이에 따라 발생한 상속세 1,500억 원가량을 함영준은 5년에 걸쳐 나눠 납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함영준 소유회사인 ‘오뚜기라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준 회장의 별명은 ‘모범생’과 ‘바른생활 CEO’다. 오뚜기의 사회공헌활동을 외부에 알리는 것을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1992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사업을 해 2014년까지 모두 3378명의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안겨줬다. 아버지인 함태호 명예회장이 1997년부터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는데 함영준 역시 이를 이어가고 있다.

매월 5명으로 시작했는데 2017년 현재 매월 23명씩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4300여 명의 아이들이 이 후원을 통해 새 심장을 얻었다.

[함태호 명예회장]

1996년 설립된 오뚜기재단은 500여 명에게 25억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지만 함태호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받은 함영준의 반대로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함영준의 부친인 함태호 명예회장은 평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를 강조했다고 한다.

함영준 회장은 2012년부터 장애인 직원이 직접 일하는 밀알복지재단의 ‘굿윌스토어’에 선물세트 조립 및 가공을 위탁하고 있다. 아버지인 함 명예회장은 2015년 315억 원 상당의 개인주식을 이 재단에 기부했다.

함영준 회장은 공과 사가 섞이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회사에 지인이 와도 회사 돈을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한다. 함영준이 사업 다각화에 성과를 내며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통과 스킨십 경영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인터뷰나 대외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은둔형 경영자지만 회사 안에서 젊은 직원들과 어울려 맛집 탐방을 다닐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비전과 과제

▲ 문재인 대통령(왼쪽 첫 번째)이 2017년 7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함영준 오뚜기 대표이사 회장(왼쪽 두 번째)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오른쪽 첫 번째), 권오준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오른쪽 두 번째) 등 기업인들과 얘기하고 있다.<뉴시스>

오뚜기는 해외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취약한 해외기반은 오뚜기의 약점으로 꼽힌다. 라면가격 동결 등 국내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도 해외 수익원이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오뚜기는 2012년 이후 해외매출 비중이 줄곧 10% 아래를 맴돌고 있다. 2017년 해외매출 비중이 8.9%로 2016년보다 0.2%포인트 작아졌다. 진짬뽕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제2의 진짬뽕’ 찾기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정비도 필요하다. 오뚜기는 식품업계에서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구축된 기업으로 통하지만 제품의 가격대가 대부분 중저가에 치중되어 있어 평균판매단가가 경쟁업체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카레 등 1위 제품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은 함영준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식품기업 특성상 곡물가격 등 대외환경에도 취약하다. 만약 국제 곡물가격이 뛴다면 원가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컵밥 등 가정간편식의 경쟁 심화에 대응해야 한다. 오뚜기는 1982년 '3분 카레' 등 가정간편식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내놓았는데 최근 컵밥이나 도시락 등 가정간편식에서 경쟁 심화를 겪고 있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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