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용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우리나라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HR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보통 해외에서는 2nd, 3rd Tier 기업군에 속하다 보니 글로벌 HR에 대한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인력을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국가별 인재포트폴리오 수립, 역(逆) 모빌리티 프로그램 활용, IT 시스템 활용, 국가별 이슈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등의 전략을 수립해 성공적인 글로벌 HR 관리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The idea of a company being global is nonsense. Businesses are global, not companies(회사를 글로벌화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사업이 글로벌화 한 것이지 회사가 아니다)."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 되고자 할 때 GE 회장 시절의 잭 웰치가 한 말이다. 이는 실제 사업을 하다 보면 글로벌한 환경에 노출되고 그 환경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 경영을 하는 것이지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을 따로 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HR부서의 필요성
 

  그렇다면 글로벌 HR은 과연 별도로 있어야 하는 것인가? 우리가 이미 글로벌하게 사업을 하고 있고, 그로 인해 해외에 파견한 주재원과 현지에서 채용한 현채인 인력이 많다면 국내외 인력을 포함해서 어떻게 인재들을 관리하면 되는 것인지를 고민하면 되지 굳이 글로벌 HR을 따로 정의하고 조직을 만들어서 할 필요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은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잘 나가는 대기업들도 보통 해외에서는 2nd, 3rd Tier 기업군에 속하다 보니 글로벌 HR에 대한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인력을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물며 브랜드 노출이 많은 소비재 등 B2C 기업이 아니라 B2B 기업의 경우 필요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은 글로벌 HR이라는 테마로 고민을 더 할 필요가 있다.

  머서는 최근 글로벌 HR 세미나에서 관련 이슈를 소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인재, 현지 인재 등 인재Who 관련 이슈, 글로벌 모빌리티, 글로벌 수행과제 등 운영기준Rule 관련 이슈, 직무-포지션 가치, 평가-보상 등 HR의 근간Backbone of HR에 대한 이슈 등 다양한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일반적인 내용들인 것 같지만 실제 내용은 최근 각 국가별 노동환경 변화와 맞물려서 독특한 이슈와 방안들로 전개되고 있다.

<표1> Global HR 관련 주요 이슈 / mercer HR 발표자료(2018)

유형

효과성 측면

효율성 측면

Who

Grobal Key Talernts

Local Key Talents

Rule

Global Mobilly

Gloval Assignment

Backbone of HR

Job & Position Value

Compersation & Performance

 

Who 국가별 인재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라
 

  먼저 인재관련 이슈 중 가장 큰 것은 각 국가의 현지 기업들이 성장하고, 외국계 기업들의 투자가 많아지면서 인력난을 겪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국계 기업들의 성장이 매우 빠르다보니 우수 인재를 뽑기도 어렵지만, 쉽게 다른 곳에 뺏기곤 한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경우 아직 우수 인재 채용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이런 마인드로 해외에서 인재 영입을 하려고 하면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주-유럽 기업이 아니다 보니 현지 우수 인재들에게 어필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실제 몇몇 기업들은 한국 정도의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현지에서 막대한 임금을 주고 채용했는데, 사업이 생각보다 안 돼 높은 인건비 부담을 감내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별 인재포트폴리오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의 경우 한국과 달리 핵심적인 인력에 대한 정의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최근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고급차 브랜드의 경우 중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BMW, 아우디, 벤츠 급에서 일하는 수준의 인재가 필요한지, 아니면 그보다 낮은 수준의 회사에서 일하는 인재가 필요한지, 또는 다른 산업의 회사에서 일하는 인재여도 괜찮은지 등 필요인재 수준을 구체적으로 정의했다. 이렇게 필요 인재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회사의 사업전략과 해당 국가에서의 위상 등 다양한 현황을 고려해 수립해야 한다.

  기업마다 인재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대원칙은 모든 직무와 포지션에 동일한 수준의 인재를 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소규모 해외법인의 경우 소수의 핵심인재가 회사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Rule 역(逆) 모빌리티 프로그램을 활용하라

  국내 기업들의 경우 최근에는 해외 주재원을 보내는 것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모빌리티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확대되어 활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역(逆) 모빌리티 프로그램인데(Case C, Case D), 앞에서 설명한대로 인재 포트폴리오를 고려해 뽑은 우수 인재에게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은 효과적이다. 물론 이것도 주로 동남아시아 등 한국보다 사회적 인프라가 좋지 않은 경우에 효과적이며 중국의 인재들 중 상해나 북경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는 벌써 매력도를 잃어가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지역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에서 근무하지 않더라도 중국이나 동남아 우수 인재의 경우 싱가폴 등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서 본사나 RHQ(Regional HQ)의 일하는 방식과 철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역 모빌리티 프로그램은 해외 인재들의 학습도 가능하지만, 이들과 함께 일하면서 국내 인재들의 글로벌 마인드를 배양하고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해외 주재원 파견을 위해 국내에서 어학뿐만 아니라 이문화 교육 등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데,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현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살아있는 이문화 교육을 할 수 있다.

 

Backbone of HR IT 시스템을 활용하라

  글로벌 HR에 관심을 가진 많은 기업들이 예전부터 해오던 것이 현지 법인의 HR Set-up이다. 현지 법인을 수차례 방문하고 자료를 검토해서 본사의 인사철학과 현지 사정을 적절히 고려해서 인사체계를 수립해주곤 했다. 국가마다 법인마다 상황이 다르다 보니 한 개 법인의 제도를 수립하는데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수립된 제도들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주재원이 파견되어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과거로 회귀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두산은 SAP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법인의 인력 정보 및 기본적인 HR제도도 모두 시스템을 활용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임의로 운영 기준을 어길 수가 없다. 아모레퍼시픽도 성과관리에 대해서는 본사 글로벌 HR팀이 글로벌 통합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어서 철저하게 기준을 따르도록 관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인사제도들의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으면 지켜지지 않을 때가 많이 있지만 해외의 경우 다양한 변수로 인해 운영 기준을 지키지 못할 경우가 더 많다. 예외적인 상황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립된 제도 기준의 준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IT 시스템은 이러한 목적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또한 최근에는 대부분의 시스템이 모바일 서비스도 지원이 되기 때문에 케이블 인프라가 부족한 개도국에서도 시스템을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수립한 제도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IT 시스템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 최근 중국의 HR 이슈 ]

No.

이슈내용

1

우수 인재 확보/유인 어려움 (Difficulty in finding and attracting top talent)

2

인건비 인상(Increasing labor costs)

3

높은 이직율(High employee turnover)

4

이력서 데이터 위조(False resume data)

국가별 이슈에 대응하라
 

  IT 시스템을 통합해서 관리한다고 해서 국가별 이슈를 모두 무시하고 해외 인력을 운영하라는 것은 아니다. 각 국가별 이슈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또한 필요하다. 최근 머서에서 발표한 중국의 HR 이슈를 살펴보면 특이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이력서 위조에 대한 이슈이다. 중국의 경우 이직이 워낙 많다 보니 전 직장 경력, 이전 직장의 임금 수준 등에 대한 확인이 매우 중요하고, 이 정보에 따라서 개인의 처우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따라서 이력서 위조는 HR 의사결정을 하는데 매우 민감한 이슈여서 적극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런 이슈들은 국가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태국의 경우 근태가 워낙 지켜지지 않아서 업무 성과를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특히 병가의 경우 3일 연속으로 내지 않을 경우 별도의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수시로 병가를 내어서 업무 공백이 자주 발생하는 편이다.

  국가별로 발생하는 인력 운영 이슈에 대해 본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이러한 이슈들이 현지 직원들 시각에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원래 현지의 문화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본사의 인사 원칙을 잣대로 판단하고 이슈 제기를 해주어야 한다.

  최근 미국 빌보드 차트를 휩쓸고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국내 아이돌 그룹 'BTS'를 보면 한류에 대한 세계인의 애정이 대단한 것 같다. BTS의 성공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해외 십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한 것이 성공비결 중 하나라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글로벌 HR 성공비결을 활용해 해외 곳곳에서 경쟁력 있게 성공하는 한국 기업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김용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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