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연비 갖췄지만 경쟁 모델 대비 편의 장비 부족해

[CEONEWS=박혜성기자] 토요타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5세대로 돌아온 풀체인지 모델로, 겉과 속을 모두 뜯어고쳐 상품성을 대폭 높였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강원도 영월 에코브릿지까지 왕복 340km에 달하는 거리를 달리며, 새로워진 아발론 하이브리드를 꼼꼼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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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준대형 세단치곤 매우 날렵하고 스포티한 인상이다. 앞부분엔 마치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듯한 3차원 형상의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 잡고 있다. 양 옆엔 풀 LED 헤드램프와 날카롭게 디자인된 공기 흡입구가 배치됐다.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토요타의 최신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을 적용해 차체가 더욱 길어지고 높이는 낮아졌다. 기존 모델 대비 길이(4,975mm)는 15mm 더 길어졌고, 높이(1,435mm)는 25mm 더 낮아졌으며, 너비(1,850mm)는 15mm 더 넓어졌다. 휠베이스(2,870mm)도 50mm나 길어졌다. 덕분에 유려하고 역동적인 옆모습을 자랑한다.

뒷부분엔 전투기 제트 엔진의 애프터버너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테일램프가 적용됐다. 매우 입체적으로 디자인돼 독특한 인상을 주지만, 테일램프 전체 면적에 비해 너무 작게 켜지는 브레이크등은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양쪽 테일램프를 잇는 중간 부분도 단순히 장식 역할만 할 뿐, 불이 들어오진 않는다.

실내

준대형 세단답게 실내 공간도 널찍하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무릎 공간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키 176cm인 기자가 뒷좌석에 앉았을 때 무릎 앞 공간이 한 뼘 이상 남았다.

반면, 지붕 높이는 낮은 편이다. 패스트백 스타일로 날렵한 실루엣을 구현하다 보니 머리 위 공간은 그만큼 좁아졌다. 엉덩이와 허리를 시트에 딱 붙여 앉으면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 키가 큰 사람은 엉덩이를 앞으로 쭉 빼고 ‘눕듯이’ 앉아야 한다. 운전석도 시트를 최대한 아래로 낮추고 등받이 각도를 조절해야 머리가 천장에 닿지 않았다.

트렁크 용량은 456L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트렁크 밑에 배치해 넓은 수납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 시트를 6:4 비율로 접을 수 있어 부피가 큰 짐도 문제없이 실을 수 있다.

달리는 느낌

파워트레인은 178마력을 발휘하는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다이내믹 포스’ 엔진과 88kW 전기모터가 적용됐다. 최고 출력 218마력, 최대 토크 22.5kg,m(3,600~5,200rp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토요타·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전용 무단 변속기 ‘e-CVT’가 맞물린다.

준대형 세단인 만큼 재빠르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지만, 그렇다고 힘이 부족하단 느낌도 들지 않는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부드럽게 쭉 미끄러져 나간다.

주행 안정감도 우수하다. 무게 중심을 낮춘 ‘TNGA 플랫폼’은 고속으로 달리거나 코너를 돌 때도 휘청거리지 않도록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준다. 덕분에 안락하고 여유로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정숙성 역시 우수한 편이다. 중저속에서는 엔진 진동이나 소음, 풍절음을 좀처럼 느끼기 어렵다. 시속 100km 이상 속도로 달리면 풍절음과 엔진 소리가 조금씩 들어오지만,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다.

하체는 부드럽게 세팅됐다. 웬만한 노면 충격은 가볍게 무시해버리며,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허둥대지 않고 차분하다. 그렇다고 출렁거리는 건 아니다. 단단함과 부드러움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잘 찾아낸 것 같다.

주행 모드는 ▲노말 ▲스포트 ▲에코 등 세 가지로 구성돼있다. 버튼을 누르면 계기반 색깔이 바뀌며 엔진 소리와 rpm 값이 조금씩 달라진다. 하지만, 각 모드별로 달리는 느낌에 큰 차이는 없었다.

안전 장비

아발론 하이브리드엔 ▲차선이탈 경고(LD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오토매틱 하이빔(AHB)으로 구성된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TSS)’가 적용됐다.

이 중에서도 ‘차선이탈 경고’는 테스트 결과 차선을 감지해 차가 차선 중앙에서 달릴 수 있도록 유지해주는 ‘차선유지보조(LKAS)’ 수준은 아니었다.

테스트를 위해 일부러 차선을 밟아보니 곧바로 경고음이 울리며 계기반을 통해 차선 이탈했음을 알려줬다. 동시에 운전대를 살짝 틀어 차체가 차선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중앙까지 왔음에도 멈추지 않고 반대편 차선까지 이동했고, 차량은 이를 반복하며 ‘갈지자’ 주행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토요타 측은 “토요타의 철학은 안전 장비를 통해 운전자를 돕자는 거지, 운전자의 역할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면서 “기술력은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철학 때문에 의도적으로 낮은 수준의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아발론 하이브리드엔 ▲10개의 SRS 에어백▲사각지대 감지 모니터(BSM)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등 다양한 안전 장치들이 탑재돼 사고로부터 탑승자를 안전하게 지켜준다. 아울러,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변속 레버를 작동할 경우 갑작스러운 출발을 방지하고 과도한 가속을 억제해 사고를 예방해주는 ‘드라이브 스타트 컨트롤(DSC)’도 포함됐다.

장점-높은 연비

아발론 하이브리드의 강점은 단연 '연비'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6.6km(복합연비 기준)지만, 시승 결과 이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이것저것 테스트 해보며 달렸음에도 리터당 18km 정도를 기록했고, 본격적으로 연비를 신경 쓰며 달리자 무려 26.2km까지 올라갔다. 시승 행사에 참석한 다른 기자들도 대부분 리터당 20km 전후의 연비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가 "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열효율을 실현했다"고 자랑할 만한 수치다.

또한, 시속 40km 이하에서 전기 모터로만 달릴 수 있는 ‘EV 모드’를 이용하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출퇴근길에서도 연료를 크게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점-부족한 편의 장비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경쟁 모델 대비 편의 장비가 부족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앞좌석 통풍 시트 ▲메모리 시트 ▲운전대 열선 ▲전동식 운전대 조절 ▲룸미러 하이패스 ▲HUD ▲뒷좌석 열선 ▲파노라마 선루프 ▲뒷좌석 커튼 ▲전동 트렁크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국산차처럼 비용을 지불하고 옵션을 추가할 수도 없다. 고급스러움과 편의성으로 어필해야 할 준대형 세단에서 이렇게나 많은 기능이 빠져 있다는 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치명적 단점이 될 수 있다.

토요타 측이 ‘고급 기능’이라고 내세우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또한 여러모로 아쉽다. 무선 충전 패드가 기어봉 너머의 쑥 들어간 공간에 위치해 있어, 스마트폰을 쉽게 꺼내기 힘들다. 충전 속도도 느린 편으로, 이런 기능이 있다는 데 의의를 두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 USB 포트가 5개(앞 3개, 뒤 2개)나 있어 스마트폰 충전에 어려움 겪을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밖에도, 북미 판매 모델에는 적용된 애플 카플레이가 국내 판매 모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토요타 측은 “통신 환경 등 여러 제약으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내년 정도에는 쓸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매 정보

토요타 올 뉴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한 가지 모델로만 출시됐다.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포함 4,660만원이다. 경쟁 모델로 거론되는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풀옵션 모델(4,488만원)보다 172만원 비싸게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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