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가 사라지기 전에

양내윤 감정경영연구원장

[CEONEWS] 마시멜로 테스트를 기억하는가? 1966년 미국 스탠퍼드대 월터 미셸 박사는 653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테스트를 실시했다. 15분간을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에게 하나의 마시멜로를 더 주는 실험이었다. 기다렸던 아이와 유혹을 이기지 못했던 아이들은 이후 어떠한 삶을 살았을까?

그 추적결과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다. 눈앞의 달콤함을 참아냈던 아이들은 이후 학업성적도 우수했고 고소득의 좋은 직장을 얻게 되었다. 결국 어렸을 때의 자기 통제력이 미래의 성공을 예측하는 바로미터였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고전적인 마시멜로 테스트는 당시 가정환경과 부모의 교육 수준이 높았던 스탠포드 대학교 교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했었다. 반면 미국 뉴욕 대학교 심리학자 타일러 와츠 연구팀은 부모의 학력과 경제형편을 폭넓게 고려해 선발된 아동 918명을 대상으로 마시멜로 테스트를 재현했다.

최근 연구결과가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는데 참으로 놀랍다. 마시멜로 테스트 결과와 청소년기 학업성적은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다만 가정의 경제적 배경, 가정환경이 결정적 변수였다.

앞서 두 번째 마시멜로를 기대하며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아이들이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좋은 직장을 얻게 된 이유는 인내력 때문이 아니라 부자집에서 수준 높은 부모가 좋은 교육을 누리게 해준 덕분일 가능성이 높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가 결국 마시멜로 테스트를 더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조삼모사는 이제 옛말!

문득 떠오른 추억의 유머 하나. 어느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뺄셈을 가르치고 있었다. “애들아, 사과 5개가 있는데 선생님이 3개를 먹었어. 그러면 몇 개가 남았을까?”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2개요”라고 답했지만 유독 한 아이는 3개가 남는다고 우겨댔다.

그 아이가 하는 말.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요. 먹는게 남는 거래요.” 마시멜로 재현 실험에서 밝혀진 또 다른 결과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부잣집 아이들보다 마시멜로 테스트에 합격할 가능성이 낮게 나왔다는 것은 ‘나중에 한 개를 더 주겠다’는 어른의 말을 불신하게 된 아이들의 가난한 가정환경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확신할 수 없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보다 당장 마시멜로를 먹어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 아이도 있기 때문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잔술수로 상대를 현혹시키는 모습을 비유할 때나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에만 급급한 어리석은 상황을 묘사할 때 일컫는 말이다.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받나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받나 결과적으로 매한가지라는 의미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는 오히려 미리 받는 게 나을 수 있다. 저녁이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나중은 없다. 지금 뿐이다!” 이러한 흙수저의 마인드는 어쩌면 그들 나름의 생존경쟁력이 될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해석은 무리한 판단일까?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격언이 변형된 내용으로 SNS에 퍼지면서 많은 공감을 얻었던 적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다’,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티끌 모아 티클’, ‘고생 끝에 골병 난다’, ‘하나를 알고 열을 알면 무당’ 60년대의 마시멜로가 주는 메시지가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였다면 21세기 마시멜로는 어쩌면 조사모삼(朝四暮三)은 아닐까?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금수저가 되고 싶은데 아버지가 지금까지도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우스개 섞인 푸념을 늘어놓기보다는 아침에 하나의 밑천을 더 가지고 주어진 삶을 개척해 나가는 용기가 필요한 때다. 마시멜로가 사라지기 전에…

<양내윤 감정경영영구원장 프로필>

-열린사이버대학교 교양교수
-경찰대학교 외래교수]
-HRD 명강사 대상수상
-유머경영연구소 설림
-효성그룹 공채 입사
-명지대학교 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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