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의 사과 - 진정성에 대해

2017년 4월 7일.

김상은 글로벌비젼웨이즈(주) 이사

미국 국적의 항공사 유나이트 항공사에서 항공편 정원을 초과해 예약을 받은 후 항공사 직원을 태워야 한다며 이미 탑승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다가 탑승객의 치아와 코뼈가 부러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해당 사건은 다른 탑승객이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하여 SNS를 통해 유포했고, 전세계적으로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관련 기사에 의하면, 초과 된 사람은 총 4명이었는데 이 중 3명은 사전에 탑승하지 않도록 조치되었고, 4명 중 2명이 아시아 인이어서 인종차별이라는 추가의 논란의 소지를 낳기도 했다. 이미 많은 보도를 통해 알고 있는 사건일 것이다.

그렇다면, 항공사의 오버부킹 (overbooking), 초과 예약은 잘못된 것일까?

실제로 많은 항공사들이 항공권 구매하고도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고객들을 가만하여 탑승부도율을 낮추기 위해 탑승객 정원을 초과 일정부분 좌석을 판매하고 있다. 1~10%까지 초과율은 노선과 시기 등에 따라 다양하다. 이는 판매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정책 중 하나로, 우리나라 항공법 제119조 2에 의하면, 항공권초과 판매로 인한 피해보상을 규정한 점으로 보아 초과예약 자체는 위법한 행위나 사기죄는 아닌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정책을 가진 항공사들은 공항에서 탑승 거절 (denied boarding) 당하는 고객에 대한 보상 규정을 가지고 있다. 항공사의 보상 규정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소비자 보호원 등을 통해 이의 제기를 할 수 있고, 보통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피해보상에 대한 내용을 권고하고 있다. 즉 항공사들의 초과예약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좌석을 원하는 더 많은 고객에게 좌석 구매의 기회를 주고, 자유로운 일정 및 스케줄 조절이 가능한 승객들은 보상 규정을 통해 하루나 이틀 늦게 출발하는 불편은 있지만 나쁘지 않은 부가 수입을 챙길 수 있도록 하게 한다. 어떻게 보면 말이다.

이 사건이 많은 매체에서 보도 되고 지탄을 받은 주요 이유는 무엇일까? 사전에 오버부킹을 방지 못한 점, 방지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한 경우 더 높은 보상금을 제시하거나, 다른 항공사의 항공편을 마련해 주어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대체 방안을 마련했어야 한다는 점, 무엇보다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리면서 상해를 가했다는 점 등일 것이다. 또한 해당 항공사 CEO의 부적절한 사과가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당시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CEO는 해당 승객을 파괴적이고 호전적이라고 표현하며 승무원은 규정에 따라 업무를 했다며, 적극적으로 회사를 옹호한 인터뷰를 함으로서 사태를 진정시키기 보다 온라인 상의 더 큰 이슈를 생산했다. 사건 발생 직후 유나이트 항공의 모회사인 유나이트 콘티넨털 홀딩스의 주가가 폭락하며, 며칠 사이에 수 천억원의 손실을 보았다 한다. 또한 현지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를 보면 사건을 알고 있는 응답자의 50%가까이가 경유하고 돈을 더 내더라고 해당 항공사는 타지 않겠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하니, 금적적인 손실 이 외에 잠재적으로 많은 고객을 잃게 되었다. 또한 해당 승객은 항공사 대상으로 수백억 대의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고 하니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반면 항공사 CEO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여, 항공사 위기를 잘 다스린 사례도 있다.

2007년 2월, 미국의 저비용항공사이니 제트블루는 폭설로 10대의 비행기가 J.F 케네디 공항에서 결항되게 된다. 승객들이 장기간의 대기, 안내방송의 미숙함 등과 함께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을 한 승객이 촬영하여 SNS에 올림으로서 전세계적으로 비난을 받고 비행기 발권 취소가 잇따르는 등 기업의 위기상황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때 제트블루의 CEO, 데이비디 닐먼은 “Our Promise to You’ 라는 영상을 통해 자사의 실수를 인정하고 개인 블로그와 유투브를 통해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 메시지와 함께 진정성을 담은 깊은 사과의 뜻을 전달하게 된다. 천재지변을 통한 항공기 지연 및 결항의 경우 항공사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닐먼은 일체 변명하지 않고, 자사의 책임과 핵심 메시지에 집중하여, 위기를 정면 돌파하였다. 고객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 시작했고 부정적인 댓글의 수가 줄며, 고객들은 블로그 나 SNS을 통해 제트블루와의 소통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기에 이른다. 제트블로는 이 위기를 계기로 고객의 충성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 사례는 진정성을 통해 고객과 소통, 대안을 제시하여 위기 관리를 적극적으로 한 좋은 사례로 유명하다.

요즘 연이어 대한민국 국적의 대표 항공사들이 경영진의 갑질 횡포와 비윤리적 경영 및 적절하지 않은 행동 등으로 많은 비난를 받고 있다. 많은 항공사 들이 항공사 브랜딩 및 판매 촉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광고와 홍보 캠페인을 벌여도 단 한 순간 잘못된 보도와 방송도 이미지에 직격탄을 주며 중장기적으로 영업적인 손실을 가져오게 할 수도 있다. 진정성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중요성한 역할을 하며, 마케팅활동뿐만 아니라 PR활동, 위기관리전략에서도 중요한 이슈이다. 즉 부정적인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의 진정성은 이미지나 신뢰회복에 중요한 위기관리전략일 것이다. 부정적인 보도에 대한 위기 관리에 있어서, 전략을 가지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과 소통하는 기본에 충실하는 법을 많은 기업들이 가슴속에 담았으면 한다. 진정성을 가진 솔직한 정보 제공은 오히려 빠르게 신뢰는 얻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상은 글로벌비젼웨이즈(주) 마케팅 이사 프로필>

-에어뉴질댄드 근무
-연세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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