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기부참여 21위... 세계 기부지수에서도 139개 국 중 62위

[CEONEWS=장후석 실장] 나눔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 중 하나이다. 미국과 영국의 나눔문화는 어떠하고 한국의 나눔문화는 어떠한지 장후석 조선내화 CR기획조정실장의 조언을 담아 3국가의 나눔문화와 시사점을 알아본다. <편집자 주>

나눔은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회자본 주요 구성요소 중 하나이다. 미국의 경우 나눔관련 산업 규모가 GDP의 5.4%, 고용의 10% 정도를 담당하고 있으며, 대학생이 선호하는 기업에 Peace Corps, Teach for America와 같은 비영리단체(NPO)들이 10위권 내에 지속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나눔문화 확산을 통해 사회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한 국가의 행복지수를 향상시킬 수 있다. 개인 관점에서도 나눔을 통해 삶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OECD 주요국과 비교할 때 나눔문화가 아직 선진국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OECD 국가들의 기부참여율과 비교하면 한국은 평균에 못 미치며 전체 국가 중 21위로 하위 수준이다.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이 지난해 발표한 세계 기부지수에서도 139개국 중 62위에 머무르고 있다.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삶의 질이라는 정성적인 관점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나눔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한국의 나눔문화 특징을 알아보고 미국〮영국과의 비교 분석을 통해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 나눔의 연결사다리 이어지지 못해

첫째, 한국에서는 자원봉사 경험이 특정 연령대에 치중되어 있다. 한국은 청소년의 자원봉사가 압도적으로 많고, 60세 이상 고령자의 자원봉사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반면, 미국과 영국의 경우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각각 40%대와 20%대로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국 청소년의 자원봉사 문화는 장단점이 존재하나, 이들의 자원봉사 경험이 향후 자원봉사 확대로 이어지도록 유인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 편중된 기부문화

둘째, 한국은 꾸준한 개인기부 증가에도 불구하고 특정 이유로 편중된 기부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종교적 이유의 기부가 전체 기부액의 50%를 넘었으나 최근 약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사회, 문화, 환 경 등 다양한 이유로 기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종 교적 이유의 기부는 전체 기부액의 19% 정도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재부(2015년)에 따르면, 개 인(근로소득자) 기부금 규모는 약 6조 8,000억 원이 며 이 가운데 종교단체에 기부한 금액이 73.7%(5조 원)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계획기부보다 이벤트성 기부

셋째, 계획기부보다는 이벤트성 기부가 많은 부분 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부자의 약 2/3 정 도가 정기적 기부를 하며, 영국은 70%가 넘는 사람 들이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 다. 이에 비해 한국의 주기적 현금 기부자는 52.1% 로 상대적으로 낮다.

나눔문화 정착을 위해서 계획기부와 같은 정기적인 나눔이 필수적인데, 미국의 대표적인 계획기부인 유 산기부(기부의 목적과 시기 등을 관리하여 유산을 기부하는 프로그램)는 전체 기부액의 약 8%를 차지 할 정도로 발달되어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제 막 유 산기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 고액기부 문화 아쉬워

넷째, 고액기부자의 적극적인 나눔 부족과 같은 고 액기부 문화 형성이 미흡하다.

한국도 고액기부자가 최근 늘어나는 추세에 있으나, 아직 고액기부 문화가 완전하게 형성된 수준까지 이 르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1억 이상 기부자가 가입 할 수 있는 ‘아너소사이어티’의 경우 2008년 이후 꾸준히 멤버가 증가해 1,700여 명에 이르고 있으나, 2016년 약정된 기부액은 아직 344억 원 수준이다.

반면, 미국과 영국은 고액기부자의 적극적인 기부가 활발하다. Coutts Million Dollar Donors Report 에 따르면, 미국은 백만 달러 이상 기부가 한 해 동 안 1,064회 이루어졌고, 이들의 기부 총액은 141억 달러이다. 영국의 경우 백만 달러 이상 기부는 2014 년에만 300회 정도 이루어졌고, 이들의 기부 총액은 23억 달러에 이른다. 특히, 영국과 미국의 경우 개인 고액기부가 기업 고액기부보다 훨씬 많아 일반 개인 들이 고액 기부에 훨씬 적극적이다.

● 현금기부에만 치중된 기부형태

마지막으로, 한국의 기부문화는 현금기부에만 치중 되어 다양한 나눔유형 발달이 부족하다.

나눔에는 현금기부, 물품기부, 재능기부, 권리기부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는데 한국에서는 현금기부 에 치중된 모습이다.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해 본 경 험이 있는 사람이 26.7%인데, 현금기부를 하는 사 람은 24.3% 정도 되는 반면 물품기부를 하는 사람 은 6.2%에 불과하다.

나눔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차적 으로 기부자의 니즈에 맞는 다양한 나눔유형을 개발 하고 이에 적합한 나눔기관들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다양한 기부처들을 통해 미국인들의 다 양한 기부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부처로 Supporting Organization이 있는데, 이는 민간재 단과 유사하지만 기부에 대한 소득공제를 좀 더 높 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시사점

나눔을 경제발전의 성장 동력과 선진국 진입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국내 나눔문화는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

첫째, 나눔문화의 연령대 간 연결사다리 형성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한국의 경우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활동 경험이 매우 높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특정 단체와의 지속적 연계를 통해 향후에도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업별로 프로 보노(Pro Bono,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활동)를 활성화해 생활 속 나눔문화를 확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다양한 계획기부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나눔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나눔관련 단체들의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활발한 활동이 필요하며, 특히 재정적 측면에서 일정한 수입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계획기부가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유산기부나 DAF(Donor Advised Fund, 기부조언펀드) 등의 방안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셋째, 고액기부자들이 솔선수범하는 기부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실제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의 모범적 기부 증대를 꼽고 있다. 아너소사이어티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고액기부자 클럽의 확산과 더불어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세제 혜택은 정부가 기부문화를 장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다. 현행 세액공제 방식은 소득의 크기와 관계없기 때문에 고액기부일수록 혜택 감소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일부 고액기부 구간을 신설해 세제 혜택을 늘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UN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나눔행위가 행복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눔을 통해서 개인과 사회의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발전하고 있다. 나눔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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