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권력’이라는 남성중심사관 사라져야

[CEONEWS 김충식기자] 박현주미래에셋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현대모비스 고위임원...

성범죄 피해를 고백하는 성폭력 고발운동인 ‘#미투’운동이 국내로 확산되자 재계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고백에 이어 이번엔 나이 많은 재벌 총수 회장들을 향한 기업 내부의 폭로가 봇물처럼 터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우증권 인수로 ‘샐러리맨 신화’를 새로 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황제 놀이’ 의혹으로 여론 도마에 올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여직원들과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으로 공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독립언론 <뉴스타파> 보도에 다르면 미래에셋 박 회장은 매년 여직원 전용 골프대회를 열고 대회가 끝나면 뒤풀이 시간을 가졌는데,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100여명의 여직원들은 장기자랑을 강요당했고, 박 회장은 이에 대한 심사를 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같은 대회가 해마다 열리면서 회사 내부에서는 ‘삼천궁녀’, ‘기쁨조’, ‘수령님’ 등의 조롱섞인 비판이 나돌았다고. 이번 사건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박 회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는 청원까지 올라오면서 관심이 더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골프대회가 열린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CC가 박 회장의 가족 회사나 다름없고, 골프 비용을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올해로 만72세의 고령인데도 불구하고 매달 첫째주 목요일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해 여승무원들을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등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본부장 등 관리자들은 직원들을 보호하기는커녕 박 회장이 팔을 벌리면 ‘달려가 안기라’고 교육한 것으로 알려져 더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박삼구 회장의 와이프가 회사에 방문했을 때는 ‘인사만 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져 실소를 금치 못하고 있다.

현재 직장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는 이같은 고발 글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도 이번 파장을 비켜가지 못했다. 지난 2월 3일 현대모비스는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 게시판에 한 직원이 A상무의 성범죄 관련 내용을 게시했는데, 해당 글에 의하면 A상무는 지난 2014년 기아자동차 재직 당시 여직원 B대리에게 폭언을 퍼부어 졸도시켰고, B대리는 그로인해 이후 1개월간 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여성 직원인 C에게는 '너처럼 조그마하고 보잘 것 없는 여자는 위안부로도 안데려간다'고 언어폭력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A상무가 기아자동차 재직 시절 여비서에게 '性 스폰서'를 제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해당 글을 작성한 직원은 性 스폰서 제의가 아닌 실제 성추행을 했다는 의혹마저 제기해 이같은 논란이 부각된 A상무는 작년 7월 대기 발령을 받고 1개월 후 현대모비스로 인사발령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글을 접한 기아차 직원은 댓글을 통해 "원래 비서만 정리한 후 덮으려던 건인데 증거를 모은 비서가 '내 방법대로 하겠다'고 하자 남은 연봉을 보전해 주고 기아차에서 A상무를 현대 모비스로 인사발영 낸 것"이라며 사건 정황을 설명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투 운동은 미국 헐리우드에서 남성의 여성배우들에 대한 성추행·성폭행에 대해 침묵하던 배우들이 SNS에서 ‘#MeToo’를 해시태그하면서 일어난 운동으로 한국에서는 서지현 검사의 폭로를 시작으로 문화계, 재계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에서는 고은 시인, 이윤택 예술감독 등이 과거 여제자와의 성폭행·성추행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남자들의 이런 잘못된 선택(?)은 비단 재계, 문화계 뿐만은 아닌듯하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한 성폭행·성추행은 사회 곳곳에 있어왔지만, 권력중심, 남성중심의 사회에서는 피해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드러내지 못했을 뿐이다.

‘#MeToo’ 운동 지지하고 해시태그하는 사람들 늘어

지난 19일 인공지능(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블로그, 트위터, 뉴스 내 '미투' 언급량은 미국 내 미투 운동이 확산하면서 지난해 12월 2만1천972건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터넷 상 미투 언급량. 제공=다음소프트]

다음소프트는 "미투 운동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하면서 성범죄 피해를 고발한 이들을 응원하며 함께하겠다는 의미의 '위드유(#With You)', '미퍼스트(#Me First)' 등의 캠페인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해자를 위로하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혼자가 아닙니다' 등 응원 해시태그도 등장하면서 미투 운동이 범죄 폭로뿐 아니라 지지와 위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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