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온전한 나를 만나라

[CEONEWS] “우리 비행기는 지금 난기류 지역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좌석을 원위치하시고 벨트를 착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10년 5월, 가족 여행 차 미국 LA를 향하는 비행기내에서 난기류를 만났다.

비행기를 타는 중 난기류는 늘 경험하지만 그 때의 난기류는 내가 경험한 최악이었다. ‘설마, 별일 아니겠지?’ 사무장의 기내방송으로는 도저히 안심이 되지 않았다. 때마침 기장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렸다.

“갑작스러운 기류변화로 비행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좌석벨트를 착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순간에 믿고 의지할 사람은 기장 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 “꺄아~ “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공포감이 극에 달했다.

이제는 기도할 여력도 없다. 비행기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나도 덩달아 춤을 췄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거야~ ♬” 마음속으로 애써 콧노래를 부르며 두려운 마음을 달래 보지만 머리속에는 고도 10,000미터 상공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그려졌다.

 

짧지만 깊은 깨달음의 순간

뇌 속에서 펼쳐지는 재난소설이 위기를 넘어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그제서야 옆좌석에 앉아 있는 가족이 생각났다. 승객의 안전은 기장이 책임지고 가족의 안전은 가장이 책임져야 한다는 숭고한 의무감이 발동했다.

‘아~ 정신 차려 야지. 나도 이렇게 무서운데 아이들은 얼마나 무서울까? ‘ 아이들의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열 살 먹은 딸과 여섯 살배기 아들은 무섭기는커녕 신이 제대로 났다. 서로 마주보며 우습기까지 한다.

“오~ 와~ 까르륵 까르륵”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비행기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순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지금까지 살아있다. 곰곰이 생각해 본다. 난기류 상황에서 나의 감정의 흐름이 의심, 불안, 공포였다면 아이들은 기쁨, 신남, 환희였다.

나는 기내에서 당시의 상황과 나의 느낌을 글로 남겼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나에게 아이들은 짧지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실컷 롤러코스터를 타고서 곤하게 잠든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당시에 쓴 노트를 펼쳐보았다.

 

내가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이유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그 순간을 즐겼던 아이들의 모습을 잊지 말자.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어차피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장에게 온전히 나 자신을 맡기는 것일 뿐!

그런데 왜 이토록 두려워했는가? 기장의 입장이 되어보자. 그동안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얼마나 많은 난기류를 만났을까? 나처럼 난기류를 만난 승객들은 무수한 상상력을 동원하며 극단적인 상황을 떠올려보겠지만 무수히 많은 난기류를 경험했던 기장의 마음은 애달프다.

“아∼ 이 정도의 난기류는 흔한 건데!” 확실한 건, 내가 두렵게 날아가든 기쁘게 날아가 99.99%의 비행기는 결국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 나(I)라는 비행기를 운전하는 조종사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나는 온전히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다’

탁월함은 언제 열리는가? 이미 온전한 나를 만날 때 열린다. 탁월함은 나에 대한 믿음이며 가능성이다. 가능성을 열어 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사람은 탁월하다. 2018년이 밝았다. 올 한 해 나의 온전함을 알고 ‘다만 할 뿐’을 실천하는 탁월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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