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도의 수집 및 연구에 대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 김혜정 관장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은 김 관장이 지난 40여 년 동안 수집한 12∼20세기 동·서양 고지도 및 지도첩 등 수천여점이 전시·보관되어 있다. 이는 동아시아 관련 자료만 놓고 본다면, 고지도 및 관련 사료를 전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영국의 대영박물관이나 미국의 남가주대(USC)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또한 혜정박물관은 우리나라와 주변 국가의 역사 지리 및 문화를 연구하는 중추적인 연구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과 학생에게 우리의 정체성을 알리는 모범적인 교육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에 김혜정 관장을 만나 혜정박물관의 그동안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Q. 최근에 전시한 행사의 성과는.

 

“지난 7월 22일에서 9월 30일까지 혜정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광개토대왕 추모비 건립 1,60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고 북방영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삶의 흔적, 북방영토-간도’ 展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를 개발하고, 북방영토에 대한 국내의 관심과 국민적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기획하였습니다. 저희가 소장하고 있는 간도를 위시해 북방영토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를 공개하였습니다. 간도는 우리 민족의 역사가 숨 쉬고 있는 소중한 옛 영토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을 때,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간도는 물론 한반도와 주변 해역까지 넘보고 있습니다. 최근 동북아의 정세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틀을 짜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자국의 이익과 영토문제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에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이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소홀히 했던 북방영토에 대한 관심을 제고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Q. 앞으로 혜정박물관의 목표가 있다면.

 

“현재 전시 공간이 좁아 제가 평생 수집한 지도 수천여점과 도자기, 고서적 등이 박물관 수장고에 별도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제가 40년 넘게 고지도를 공부하고 수집했지만 저는 아직도 할 일이 많습니다. 어린이 전용 지도박물관도 건립해야 하고 혜정박물관도 독립 건물로 옮겨야 합니다. 공간이 좁아 사장돼 있는 문화재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가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독립된 건물로 된 ‘지도 박물관’입니다. 지금은 경희대학교 도서관에 함께 자리 잡고 있지만 독립된 건물로 된 박물관을 세워, 지금까지 전시 공간 부족으로 관람객들에게 공개하지 못한 지도와 기타 유물들도 모두 선보이는 것이 저의 오랜 바람입니다. 하지만 저의 개인 힘으로는 역부족입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다면 세계최초이자 최고인 고지도 박물관으로 탈바꿈이 될 것입니다.”

 

Q. 혜정박물관이 지향하는 운영 철학은.

 

“우리 혜정박물관은 그동안 수집한 고지도 및 유물을 통해 ‘동해이름 바로 찾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일간 영토문제는 물론 한·중의 역사문제까지 고지도를 통해 원인을 풀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국제적으로 일본해라 표기되어 있는 동해(東海)의 명칭을 되찾을 수 있는 역사적 근거가 고지도에 나와 있음을 증명하고자 합니다. 이렇듯 저희 경희대학교 혜정박물관은 2002년부터 우리나라의 영토와 영해에 관련된 학술 연구와 이를 통한 다양한 주제의 지속적인 특별전시회를 통해 주변 국가와의 외교적 갈등을 해결하는 근거 자료를 제공하고 고지도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사회적인 관심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Q. 처음 고지도를 접하게 된 동기와 박물관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저는 제일교포 3세입니다. 제가 수십 년간 수집한 고지도를 2002년 경희대학교에 기증 하면서 경희대학교는 고지도 연구와 전시를 위해 국내 최초의 고지도전문박물관인 혜정박물관의 건립을 이 학교 설립자인 고(故) 조영식 이사장님께서 후원해 주셨습니다. 이에 저는 고지도의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세미나, 전시, 교육 등의 활동을 통해 고지도 속에 숨겨진 역사적 가치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처음엔 고지도를 호기심으로 수집했으나 차츰 고지도의 학술적 가치를 알게 되어 한 장씩 모으기 시작했고 요즘도 귀중한 고지도가 있다면 세계 어디든 찾아가곤 합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유명한 외국의 고서점과 경매장을 거의 다 둘러봤을 정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고지도는 우리의 현재를 비춰 주는 거울이자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의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재 경희대여성총동문회 회장직도 수행하고 계신데.

 

“네 최근 경희대학교여성총동문회 회장직을 수행하게 되었으며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을 초빙해 ‘소통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제1회 목련포럼을 개최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이 포럼을 회장단과 회원 간 소통과 의견 수렴을 위해 준비했으며, 이 포럼에는 경희대 출신 여성뿐 아니라 타 대학 출신과 남성에게도 개방되어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여성의 역할이 중요시되고 있는 시기에 우리 사회에 바른 길을 제시하는 여성들의 모임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입니다.”

 

Q. '2014 제3회 대한민국나눔봉사대상(최고대상 국제봉사 부분)'에 선정되었습니다. 이 상은 어떤 상이고, 소감은.

 

‘대한민국나눔봉사대상’은 한국언론인연합회에서 선정한 ‘자랑스러운 한국인대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대한민국한빛회에서 사회 각 분야에서 봉사와 복지 등 나눔봉사정신에 귀감이 되고 있는 공로자를 발굴해 공적을 치하하고 나눔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해 제정해 시상하는 봉사대상입니다. 미력하나마 저희 같은 민간 외교관들이 더 큰 역할을 하라며 주어진 상 같습니다. 앞으로도 제힘이 닿는데 까지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여러분들께서도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 자료들이 음지에서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많은 분이 힘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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