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범 화백의 시이오만평] 투자냐, 투기냐
[김영범 화백의 시이오만평] 투자냐, 투기냐

[김영범 화백의 시이오만평] 한국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0031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른바 영끌’, ‘빚투를 감행하며 부동산, 주식, 가상화폐, 금 등에 투자자금이 몰리면서 대한민국은 때 아닌 투자열풍 중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에서 보듯 운(?)만 좋으면 부동산으로 일확천금을 벌어 대대손손 잘 살 수도 있다는 그릇된 욕망은 부동산 불패 신화를 몸소 체험한 5060세대를 넘어 2030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어려워진 세계경제와 장기화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사회의 공정성, 계층 이동의 어려움에 더욱 불만이 높아진 이들에겐 열심히 공부해서 직장에서 성실하게 일하면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구태한 이야기가 됐다. 들썩이는 투자 열풍에 무엇에든 투자하지 않으면 나만 소외되고 벼락거지가 될 것 같은 불안감은 더욱 많은 이들을 투자열풍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물론 투자라는 것이 범죄이고, 잘못된 자산관리 방식이라는 게 아니다.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고 미래의 경제적 안정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투자투기와 다르다. 다만 놀이기구를 옮겨 타듯 충분한 개념이나 공부도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며 전부를 올인하는 위험한 투자는 개인을 넘어 사회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옳고 정답이라고 정해진 것은 없지만, 치솟는 집값에 저축으로 내집 마련하는 일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 현 세태에서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에서처럼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행복해 질 수 없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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