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가 간 빈부격차 확대,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엄금희 논설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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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가?" 세계가 주목하는 지성 재레드 다이아몬드 미국 UCLA 교수는 그의 '나와 세계'에서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경제학자들에게는 학문적 관심사일 뿐이지만, 이 땅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인 문제이다. 눈부신 속도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환경문제와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는 나라와 선진국들의 위기를 비교해 들여다보며 건강하게 삶의 질을 유지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일례로 이웃 국가와 전쟁을 벌인 적이 없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도 풍부한 잠비아는 땅이 해수면보다 낮고 평평해 댐을 쌓아 수력발전을 하지 못하고 독일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네덜란드보다 가난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는 이런 모순적 현상을 그 나라가 처한 정치와 사회, 지리적 상황과 연결해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구한다.

​흥미롭게도 위도가 국부에 미치는 영향은 위도 상에서 남북으로 상당히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개별 국가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난다. 예컨대 미국의 북동부, 즉 온대지역에 있는 뉴욕 주와 오하이오 주는 열대지역에 가까운 남동부에 위치한 미시시피 주와 앨라배마 주보다 훨씬 부유하다. 미국 북동부와 남동부, 두 지역의 빈부 차이는 지금보다 과거에 훨씬 더 컸다.

​이와 마찬가지로 브라질에서도 가장 부유한 지역은 적도에서 한참 떨어진 온대지역, 즉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라우데 자네이루와 상파울루 같은 풍요로운 도시의 주변이다.

​브라질은 적도의 남쪽에 위치하지만 미국은 적도의 북쪽에 위치한다. 따라서 미국에서 온대지역은 북부에 있고, 브라질에서 온대지역은 남부에 있다.

​한편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은 적도 부근, 북부의 열대지역이다. 달리 말하면, 위도가 부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들 사이에서도 뚜렷이 나타나지만, 남북으로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개별 국가 내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따라서 제도만이 아니라 지리적 조건을 근거로 북이탈리아가 남 이탈리아보다 부유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천연자원으로 많은 돈을 버는 국가가 가난한 또 다른 이유는, 경제의 다른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걸 잊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천연자원으로 벌어들이던 돈이 바닥나면 그런 국가들은 다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은 "다이아몬드 광산과 유전이 없어 복받은 나라, 달리 말하면 다이아몬드와 석유로 인한 문제로 피해를 입지 않는 복 받은 나라"라고 덧붙인다.

​더불어 눈부신 속도로 경제가 발전했지만, 현재 환경문제와 인구문제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중국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중국은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가?"

​그가 생각하는 중국의 장래는 그다지 밝지 않다. 한마디로 "내 생각에는 중국은 유럽연합이나 미국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말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중국은 여전히 급격히 요동치고 있으며, 민주주의가 최고의 제도는 아닐지라도 사회주의 정권은 더욱더 격동기의 중국을 안정시키긴 어렵다는 것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중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이 커지는 현실에 대해 "인류는 전화기, 자동차가 없던 지난 수만 년 동안에도 이와 같은 걱정을 해왔다"라며 "그리고 아마 로봇과 인공지능을 더 많이 갖게 된 뒤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똑같은 걱정을 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IMF 총재가 지난 22일 유럽 연합, EU 의회에 출석해 코로나19에 의한 국가 간 빈부 격차를 강하게 경고했다.

​"2020년 대 봉쇄, Great Lockdown이 2021년 그레이트 다이버전시, Great Divergency로 바뀔 수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부국과 빈국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로 위한 위기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부국과 빈국의 격차는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유럽 중부와 동부 신흥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내년 말까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4% 가까이 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서유럽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 감소 폭은 1.3%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원격 근무가 가능한 일자리가 더 적어 코로나19에 의한 경제 피해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지난해 전 세계 90% 국가의 경제가 위축됐다며 냉전이 끝난 후 최악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백신은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의 길로 들어섰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백신 보급만큼 바이러스 확산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로기에바 총재는 아울러 좀 더 친환경적인 경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건설에 대한 투자가 수백만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향후 15년간 매년 세계 경제를 1%가량 성장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류의 내일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 재레드 다이아몬드 UCLA 교수와 게이로기에바 IMF 총재가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가 직면한 세계적인 문제를 궁극적으로 다루기 전에, 국가 간의 빈부 차이라는 현상적인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기 위해 그 근원부터 알아내면 더 좋지 않겠느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접근이다.

​지금처럼 세계화된 국제사회에서는 가난한 국가의 가난이 더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들의 가난이 우리에게 피해를 준다. 이제는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처럼 멀리 떨어진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도 자신들에게 없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유럽인과 미국인이 그들보다 훨씬 풍요롭게 살고, 훨씬 많은 기회를 누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가난한 국가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일부러 병들어 간 것이 아니다. 그들의 병이 전염된 이유는 그들이 공중 보건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탓이다. 그것이 국가의 부이다. 많은 가난한 국가의 정부가 자국민의 삶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게다가 그런 노력이 반드시 결실을 맺는다는 보장도 없다.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코로나19의 백신에 대한 국가 간 불평등에서 알 수 있듯이 빈부의 격차에서 벗어나 세계가 안정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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