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오정록 기자] 세계경제 불황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10년 넘게 불황을 겪어왔던 컨테이너 운임시장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CFI(출처=TRADLINX)
SCFI(출처=TRADLINX)

컨테이너 운임의 대표적 지표인 SCFI(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는 지난 5년간 1,000선 아래에서 극심한 불황을 겪다 올해 61,000선을 뚫고 오르더니 지금은 2,000선 가까이 와 있다. 운임지수가 두 배 오른 것은 그동안 극심한 불황을 뚫고 오른 것이라 언뜻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문제는 운임을 몇 배로 준다고 해도 수출화물을 적재할 컨테이너가 없다는 것이다.

삼면이 바다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해운 강국이라는 나라에서 화주가 배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다. 무역 거래에서 납기를 못 맞추면 어렵게 제조한 수출 물품을 배에 실어보지도 못한 채 창고에서 재고로 방치해야만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을 필두로 수많은 중소선사들이 활발히 해상운송 시장을 지배하는 전통적 해운 강국으로 분류됐는데 왜 갑자기 수출 물품을 선적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되었을까?

원론적으로 보자면 해운 시황의 장기불황으로 선사 수익과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한진해운 등 수많은 중소선사 파산의 원인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한 해외 국적선사들을 보면 우리나라만 헤매고 있는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 해운시장의 장기불황은 국적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결국 정부가 해운을 중요 기간산업으로 간주해 불황 시기에 지원했느냐 안 했느냐의 문제로 판단된다. 프랑스의 CMA, 덴마크의 MAERSK, 중국의 COSCO, 일본의 K-LINE, 대만의 EVERGREEN 등의 대형 선사들이 지금 시기에 국가수출물품의 해상운송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나라 정부가 극심한 불황기에 자금회수보다는, 적극적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다.

긴 안목에서 우리 정부는 해운을 국가의 필수 기간산업으로 간주하고 불황기에는 지원을, 호황기에는 되레 자금회수를 해야 할 것이다. 호황기에 대출을 장려하고 불황기에 자금회수를 하는 단기적인 안목으로는 지금과 같은 사태가 무한히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통하여 해운에 대한 인식을 타개하고 장기적 안목에서의 정책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저작권자 © 씨이오뉴스-CEONEWS-시이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