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맞아 ‘변화’…디지털 전환 가속화 강조

[CEONEWS=오영주 기자] 문턱 높은 일반 금융기관의 금융혜택에서 소외된 서민과 영세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이웃으로 서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신용협동조합(이하 신협)이 설립 60주년을 맞이했다. 이윤보다는 사람을 중심에 세우며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널리 펼쳐 온 신협은 새로운 미래 100년을 위해 대변혁을 준비하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초창기 성가신협 관련 사진
초창기 성가신협 사진 [사진=신협]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이웃, 신협

신협운동1849년 독일에서 처음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운동으로 수공업자와 소상인을 중심으로 조합을 구성하고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금융 대출을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탄생된 금융협동조합인 신협은 이탈리아, 캐나다, 미국, 호주를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가 글로벌 조직으로 성장했다.

전 세계 105개국에 6만7000여개의 신협이 있으며, 22000만명 조합원과 약 2000 조원 자산을 조성하고 있다.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세계 최대의 글로벌 민간 협동조합인 신협은 미국의 백악관, NASA 그리고 UN에도 존재하고 있다.

19605, 메리가브리엘라 수녀가 27명의 조합원과 함께 설립한 성가신협은 한국 신협의 태초로, 같은 해 6, 서울에서 장대익 신부가 가톨릭중앙신협을 설립하면서 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이를 계기로 신협이 곳곳에서 생겨나자 1964년 사단법인 한국신용협동조합 연합회가 세워졌으며, 1972년 신용협동조합법이 제정됐고 이듬해인 1973년 신협중앙회는 특수법인으로 다시 세워졌다.

신협은 1980년대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해 1983년 조합원 100만 명 돌파에 이어 1986년에는 총자산 1조 원 돌파라는 쾌거를 이뤘다. 아울러 1983년에는 세계신협인대회를 서울에서 유치하며 한국신협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고 국내에도 신협운동의 참모습을 인식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1990년대는 신협 역사상 유일하게 조합-연합회-중앙회로 이어지는 3단계 조직체계가 운영된 시기였다. 이에 따라 신협은 계통기구의 역할 분담과 업무 효율화,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전개해 나갔다. 그 결과 1990년대 초 한국신협운동 역사상 신규조합 설립이 가장 활발히 이뤄졌다.

신협은 19981월 신협법 개정에 따라 조합-중앙회의 2원화 체제로 전환하며 체제를 정비했다. 199912월 이뤄진 신협법 4차 개정은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었으며, 20037월 이뤄진 신협법 5차 개정은 중앙회가 자체적인 예금자보호제도를 운영하고 비조합원 대출이 가능해지는 등 건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신협은 2006년 대전 시대를 열며 제2의 도약을 알렸다. 20101월 총자산 40조원을 돌파한 신협은 9월 아시아신협연합회(ACCU) 워크숍 및 ACCU 포럼 개최와 함께 비전선포식 등을 개최하며 창립 50주년을 기념했다. 신협은 협동조합의 참다운 모델, 상호금융의 진정한 리더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가치추구·감동지향·건전경영·상생발전 등 4대 핵심가치를 선정해 추진해 나갔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신협은 정체성 회복과 신협정신의 강화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해 나갔다. 또한 201411월에는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국내 최초 기부협동조합인 신협사회공헌재단을 출범시켜 기부·나눔·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나갔다. 특히 2018년 하반기부터 평생 어부바라는 슬로건과 함께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정부와 지역,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0년에는 신개념 모바일 통합플랫폼 (ON)뱅크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기존 시··구에 제한되었던 여신 영업구역을 10대 권역으로 확대하는 등 더 큰 경쟁력을 확보했다.

6·25전쟁 이후 폐허가 된 피난민의 도시에서 순수 민간 주도의 자율적인 협동조합운동으로 자리매김한 신협은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며 성장을 거듭해 현재 전국 883개 조합, 자산 100조 원, 이용자 1,300만 명 규모의 서민금융기관으로 발돋움했다. 이는 118개국 중 미국, 캐나다, 호주에 이은 세계 4, 아시아 1위의 규모다. 한국 신협은 세계 각국으로부터 민간주도 협동조합운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윤식 신용협동조합중앙회장(제공=신협)
김윤식 신용협동조합중앙회장 [사진=신협중앙회]

발로 뛰는 소통·화통 경영

20183월 제32대 신용협동조합중앙회(이하 신협중앙회) 회장으로 취임한 김윤식 회장은 1956년 생으로, 신협 대구지역협의 회장과 신협중앙회 이사를 역임했다. 김 회장은 현재 아시아신협연합회장, 세계신협협의회 이사, 세계신협협의회 코로나19대응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으며, 효성청과와 호텔아리아나 대표로 경영활동도 하고 있다. 신협중앙회장은 2014년 법 개정에 따라 비상임직으로 전환되어 겸임이 가능하다.

김 회장은 취임 시 조합의, 조합에 의한, 조합을 위한 중앙회라는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신협의 선명성과 신인도가 제고된 최고의 금융협동조합을 토대로 삼아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어 신협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합 생존을 위한 공정한 시장 환경 마련 사회적 금융으로서의 역할 강화 핀테크 시대를 선도할 금융 서비스 개발 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평생 어부바 신협을 슬로건으로, 총자산 90조원 돌파와 더불어 당기순이익 17년 연속 흑자경영 달성이라는 값진 경영성과를 거두었으며, 공동유대 확대, 비과세 연장, 목표기금제 도입 등 신협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다.

타 금융기관과 차별되는 협동조합 정신을 바탕으로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고, 국가적 난제인 저출산 문제 해소를 위해 다자녀가구 주거안정대출상품을 출시했으며, 조합원들의 삶의 터전인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을 만들기 위해 지역특화사업을 시작해 신협의 사회적 가치를 적극 실천해 왔다.

김윤식 회장은 전국 14개 지역 간담회를 직접 참여하는 등 발로 뛰는 소통을 통해 조직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신협]
김윤식 회장은 전국 14개 지역 간담회를 직접 참여하는 등 발로 뛰는 소통을 통해 조직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사진=신협중앙회]

특히 김 회장은 포용금융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 왔는데, 이는 신협의 7가지 중점사업으로 고리사채에서 서민을 해방시키기 위한 815해방대출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돌보는 어부바효예탁금 저출산 해소를 위해 다자녀 가구의 주거안정을 위한 지원대출 경영이 어려운 자영업자를 돕는 어부바플랜 사회적약자를 보호하는 위치알리미 무료보급, (52,000) 지역사회를 활성화하는 지역특화사업, (전주한지) 거제 군산 등 경제 위기에 빠진 지역민을 돕는 위기지역 특별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협의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는 서민중산층과 금융 소외 계층에 언제든 따뜻한 금융과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는 평생 어부바신협의 의지를 담고 있다.

올해 60주년을 맞이한 신협은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 각종 기념행사를 취소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21억 원을 기부하는 등 국난극복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신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경기 침체를 이겨내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전국의 신협 이사장들과 직접 만나 경영 애로 사항을 청취하고 함께 고민하는 소통(疏通) 경영에, 업무와 관련해 중앙회 부서장들이 참석해 질문에 즉시 답을 해주거나 애로를 해결해주는 즉문즉답의 화통(化通) 경영은 탁월한 운영능력과 함께 발로 뛰는 소통·화통 경영으로 화제를 낳고 있다.

신협중앙회는 신협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가톨릭센터 소재 신협발상지 기념비를 찾아 헌화식을 개최했다.
신협중앙회는 신협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가톨릭센터 소재 신협발상지 기념비를 찾아 헌화식을 개최했다. [사진=신협중앙회]

혁신적 조직개편 통해 100년 향한 도약

올해 초 김 회장은 시무식에서 새로운 신협, 미래 100을 강조하면서 변화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이어 소비자와 근거리로 접근이 중요해진 만큼, 조합과 조합원 사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가속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김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깊고, 넓고, 급한변화에 적응하고 주도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는 신협 내부의 인적, 물적 시스템 전반에 대한 패러다임부터 바꾸어야 한다. 먼저 중앙회는 과거 60여 년간 지속된 패러다임인 관리중심 조직에서 사업중심 조직으로 새롭게 탈바꿈하려고 한다며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겸 아시아신협연합회장이 제39차 아시아신협연합회 정기총회를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겸 아시아신협연합회장이 제39차 아시아신협연합회 정기총회를 화상회의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협중앙회]

신협중앙회는 지난 360주년을 맞아 운영 혁신을 지속하고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정체성과 포용성을 확대하는 가치지향 조직 유사·중복기능을 통폐합하여 핵심사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효율적인 조직 도전하고, 경쟁하고, 책임지는 성과중심 조직 외부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유연한 조직을 지향한다.

조직개편의 주요 내용으로는, ‘금융협동조합이라는 두 바퀴 조직으로 전환해 사회적 선명성을 강화하고, 조직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자 기존 사회적경제부를 신협행복나눔부문으로 확대한다.

새롭게 확대 개편되는 신협행복나눔부문을 통해 이미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지역특화사업, 다자녀지원, ()지원, 8·15해방대출 등 신협 7대 포용금융 사업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또한 소상공인지원팀을 신설하여 향후 다양한 소상공인 지원 정책을 개발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금운용부문에서는 여신부를 투자금융1본부, 투자금융2본부로 확대하여 부동산금융(1,2)기업인프라금융(1,2)글로벌금융(1,2)팀을 편제한다. 이를 통해 최근 자금운용시장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선진화를 통해 전문성 강화 및 수익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증권운용팀을 신설하여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조합 여신중개전담팀인 연계대출팀을 신설하여 조합의 여신지원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디지털금융본부를 신설하여 디지털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조합의 능동적인 대응을 지원하고, 경영지원본부를 조합여신지원 중심 조직으로 재편성하여 조합여신의 성장지원과 건전성 관리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리스크관리실을 중앙회 및 조합 리스크 관리업무의 총괄조직으로 확대하여 리스크 관리업무의 전문성 제고 및 관리기능을 강화하고, 조합여신평가지원반을 신설하여 조합의 고액여신에 대한 위험성을 중앙회 차원에서 평가하여 조합여신심사를 돕는 방법으로 중앙회가 조합여신의 건전성 관리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번 직제개편을 통해 조직의 DNA관리중심·행정중심에서 전략중심·사업중심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하며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통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협동조합, 신협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식 신협중앙회장, WOCCU 이사 재선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은 WOCCU 이사로 재선됐다. [사진=신협중앙회]

 

한국신협 60주년, 프란치스코 교황 축복장 수여

한국신협이 올해 신협운동 60주년을 맞아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축복장을 받는 경사(慶事)를 맞이했다.

신협중앙회는 1022일 천주교 부산교구청에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로마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장을 받는 수여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축복장수여식은 지난 7월 신협중앙회 관내 천주교 대전교구청 백현 바오로 신부(대전가톨릭평화방송 사장)의 추천으로 이뤄졌으며, 한국신협 60주년을 기념해 한국신협 발상지인 부산에서 진행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장은 1,300만 신협 이용자와 임직원을 대표해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받았으며, 손삼석 요셉 천주교 부산교구청 주교가 직접 전달했다.

한국신협이 축복장을 받게 된 데는 지난 60년간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금융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지키며, 7대 포용금융을 비롯해 서민과 소외계층 같은 세상의 약자를 돕고 금융혜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 온 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축복장을 추천한 대전교구청 백현 바오로 신부는 초창기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존엄과 사랑의 실천으로 시작한 한국신협운동은 지난 60년간 한결같이 서민의 경제동반자이자 우리 사회 어두운 곳을 밝히며 기여해왔다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특히 신협이 7대 포용금융 프로젝트로 소외된 약자들을 돌보는 사랑과 나눔의 실천은 마땅히 널리 알려져야 한다며 추천 사유를 밝혔다.

신협사회공헌재단, 취약계층 가정에 난방·방한용품을 전달하는 ‘신협 온세상 나눔캠페인’ 개최
신협사회공헌재단, 취약계층 가정에 난방·방한용품을 전달하는 ‘신협 온세상 나눔캠페인’ 기념촬영 모습 [사진=신협]

김 회장은 축복장 수상에 대해 “60년 전 신협운동의 선구자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님과 장대익 신부님으로부터 비롯된 신협운동이 지난 60년간 숭고한 이념과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 어느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실천해 왔다고 말하고 개인의 영예가 아닌 초창기 신협 선구자들의 희생과 사랑, 1300만 조합원과 이용자들의 참여, 18000여 임직원들의 헌신에 대한 더할 나위 없는 큰 찬사이자 영광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덧붙여 축복장 수상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신협의 정신을 더욱 되살려 교황님이 전해온 메시지처럼 신협이 서민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빈곤과 절망에 빠져있던 서민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을 꾀하고, 지역경제 발전과 사회적 약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금융 안정망 역할을 하며 대표적인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을 거듭해온 신협의 가치가 100년이 넘게 뻗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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