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코리아트레일, 임진강역서 '첫 발'
[CEONEWS=김관수 기자] (사)코리아트레일 손성일 이사장(이하 손대장)이 또 하나의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10년간 직접 두발로 개척한 685km의 <코리아트레일>과 동∙서∙남해안, DMZ 접경지역 등을 연결해 구축 중인 약 4500km의 코리아둘레길을 도보로 순환하는 <그랜드코리아트레일> 대장정에 나섰다. 이번 도전에는 기후환경에 대한 지구인의 바람도 담아 ‘愛코-하이킹’이라는 부제가 함께 한다. 지난 9월 17일 임진강역에서 시작된 그 위대한 첫발의 현장을 함께 했다.
손성일 대장은 2년 전인 지난 2018년 9월 17일 벅찬 가슴으로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미 10년간의 <코리아트레일> 개척을 마쳤고, 지구 한 바퀴(약 4만km)보다 먼 거리를 걸었던 그가 새로운 도전인 <월드트레일> 개척을 떠나는 비행이었다.
2018년부터 2033년까지 포르투갈의 땅끝마을 호카곳에서 시작하여 6대륙을 매해 3-4,000km 이상 릴레이로 걷는, 공식적으로 지구상에서 단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던 최초의 프로젝트다.
2033년 <월드트레일>의 마지막 코스는 북한의 압록강을 건너 신의주를 지나고, 다시 대한민국의 임진강역에서 <코리아트레일>을 내리 걸어 해남 땅끝마을에서 마침표를 찍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거대한 염원이 담긴 계획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손대장은 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하여 2년간 이어오던 <월드트레일>을 부득이하게 중단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도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그의 열망을 멈춰 세우지 못했다. 절치부심, 3개월간 밤잠을 설치며 또 하나의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그랜드코리아트레일> 6000km 대장정은 2020년 9월 17일 그렇게 시작됐다.
‘애(愛)코-하이킹’
지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극한 상황에 처해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6개월 이상이 지났지만 어떠한 해결방안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무려 50일이 넘는 장마와 연이은 대형 태풍 등 이상 기후 현상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우리 국토와 국민은 지금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대한민국만의 이슈는 아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 자연현상들이 지구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눈앞에서 걱정해야 하는 매우 엄중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손대장은 <월드트레일>의 아쉬움을 가져다준 코로나19에 실망하지 않고, 이 문제와 함께 지구에 닥친 기후·환경 이슈에 주목하게 됐다. 무엇보다 시급한 일은 우리 앞에 닥친 심각한 현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랜드코리아트레일>을 사회적 공감대 조성을 위한 기회로 삼고, ‘愛코-하이커’로써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과제를 고민하고 공유하기로 했다. 단지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닌, 환경을 보존하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캠페인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후변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이번 종주를 준비했습니다. 종주 중에 공지하고 공유하는 캠페인에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손성일 페이스북)
2021년 여름까지 이어질 대장정
현재 대한민국에 조성되어 있는 500km이상의 도보코스 5개를 연결했고, 그 길에 재생과 순환의 의미를 담아 <그랜드코리아트레일> 대도전을 기획했다. <코리아트레일>과 <코리아둘레길>을 순환, 종주하여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임진강역에 내년 여름 중 다시 돌아올 예정이다. 거리로 환산하면, 코리아트레일 왕복 1370km와 코리아둘레길 4563km를 더하여 5933km에 달한다. 코리아둘레길 미 개통 및 공사구간 우회 상황 등을 고려하면 총 도보 거리는 약 600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시간으로 환산하면 하루 20km를 매일 걷는다고 가정했을 때, 10개월이 소요되는 여정이다.
손대장의 <그랜드코리아트레일>이 시작된 9월 17일. 우리의 역사에서 1940년 ‘한국광복군 창설’의 그날을 떠올렸다. 이 시대에 진정 필요한 또 하나의 ‘광복’을 위한 디딤돌로 남을 위대한 도전의 성공을 기원하며, 반드시 내년 여름 임진강역에서 다시 만나길 바란다.
기자는 9월 17일 단 10km를 그와 함께 걸으며 잠시 생각해봤다.
‘20km x 300번(일)=6,000km’. 분명히 ‘어떻게든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이따금 기자와 같이 그의 도전을 응원하는 친구들이 페이스를 맞춰주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도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여정을 같이 하기는 여러 면에서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는 혼자 걷는다. 텐트, 침낭, 코펠, 버너 등이 가득 들어 있는 배낭 하나 둘러메고 도로, 숲길, 산길, 해안길, 마을길, 탐방로 등등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걷는다. 걸으며 고민한다. 길 위에서 기후와 환경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그리고 실행한다. 인간에 의해 파괴되어가고 있는 현장을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한다.
'함께 걷지는 못하지만, 그와 함께 고민하고 실행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고민을 더 많은 이들이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
* 이 기사는 CEONEWS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