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상태바
[논설주간 칼럼] 엄금희의 문학으로 바라본 경제
  • 엄금희 기자
  • 승인 2020.07.23 2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빈후드의 부자 세금, 소득세 최고세율 45% 과세로 부자가 더 낸다
엄금희 논설주간
엄금희 논설주간

[CEONEWS=엄금희 논설주간] 정부가 3년 만에 소득세 최고세율을 42%에서 45%로 인상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22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0년 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과세표준 1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현행 42%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45%로 3% 상향 조정한다.

현재 최고세율 42%인 5억 원 초과 과세표준 구간을 5억~10억 원과 10억 원 초과 45% 구간으로 나눠 각각 42%, 45% 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이에 기존 7단계로 나뉘었던 과세표준 구간은 1200만 원 이하 6%, 1200만~4600만 원 이하 15%, 4600만~8800만 원 24%, 8800만~1억 5000만 원 35%, 1억 5000만~3억 원 38%, 3억~5억 원 40%, 5억 원 초과 42%, 10억 원 초과 45% 등 8단계로 구분된다.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로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5분위 배율이 증가하는 등 분배 상황의 어려움이 이어지자 초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 인상을 결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사전 브리핑에서 "1분기 분배지표를 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근로소득은 줄어든 반면 5분위 배율은 악화됐다"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상대적으로 파급 여력이 크지 않고 담세 여력이 있어 보이는 고소득층에 대해 제한적으로 최고세율을 설정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1분기 1분위 소득 하위 20% 근로소득은 3.3% 감소했다. 국민 소득의 분배 상태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인 '균등화 처분 가능 소득 5분위 배율'은 5.41배로 1년 전 5.18 보다 0.23포인트 증가하는 등 분배 지표가 악화됐다.

앞서 정부는 2017년 첫 세제 개편에서 과세표준 5억 원 초과 구간에 적용되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2% 높였다. 이번 정부 들어서만 소득세 최고세율이 5% 올라가는 셈이다.

정부는 세법 개정으로 2018년 귀속 기준 약 1만 6000명이 소득세 최고세율 45%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세수 효과는 9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양도소득세를 제외한 근로·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은 1만 1000명 상위 0.05% 수준이다. 과세 표준 30억 원인 납세자의 경우 기존 12억 2460만 원 내던 소득세는 12억 8460만 원으로 6000만 원 늘어나게 된다.

다만 정부는 최고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비슷한 국가들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OECD 국가 기준 소득세 최고세율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오스트리아 55%, 네덜란드 51.8%, 벨기에 50.0%, 이스라엘 50.0%, 슬로베니아 50%, 포르투갈 48%에 이어 7번째로 올라가게 된다. 일본, 프랑스, 그리스, 독일, 호주 등과 같은 수준으로 개편 전 14위보다 7계단이나 상승한다.

국민 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30-50 클럽' 가입한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한 평균 소득세 최고세율은 43.3%다. 30-50클럽 국가 중 우리나라보다 최고세율이 낮은 나라는 이탈리아 43%, 미국 37%뿐이다.

소득세 최고세율 45% 인상으로 새삼 알기 쉬운 경제 상식과 개념을 위한 경제 동화는 없을까? 그래서 찾아 본 책이 미디어그룹 뿌브아르에서 나온 이기호 작가의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이다. 전래동화와 명작동화를 통해 경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내용이다.

경제 동화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을 읽으며 느낀 것은 동화 속 줄거리를 그대로 둔 채 그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경제 관련 지식을 다루는 방식에서 벗어나 동화 속 줄거리를 과감히 바꾸어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각 동화가 끝날 때마다 원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꼭 알아두어야 할 경제 지식까지 따로 정리해 덧붙인 점도 눈에 띈다.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읽으며 나눌 수 있는 경제 소통이란 측면에서 부모와 자녀들에게 부담 없이 권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이기호 작가는 매경이코노미, 코리아플러스 기자를 거쳐 현재 미디어그룹 뿌브아르에 몸담으며 어린 시절부터 경제에 대한 개념을 심어주는 주니어 경제잡지 '머니트리'를 만들고 있다. '경제수명 2050시대', '오바마처럼 발표짱 되기'를 펴냈다.

이 작가가 펴낸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이 이번 정부의 소득세 45% 인상에 대한 가족 간의 조금 특별한 경제 공부에 도움이 될 듯하다. 동화를 읽으며 경제 박사가 되어보길 바란다.

전래동화와 명작동화를 통해 경제 상식과 개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경제 동화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은 기존의 동화 속 줄거리를 과감히 바꾸어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예를 들어 책 속 심청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알던 심청전이 아니다. 공양미 삼백 석을 위해 심청은 더 이상 인당수에 몸을 던지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축구 선수로 진로를 결정하고,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일찌감치 프로 리그에 진출하는 길을 택한다. 물론 눈을 다친 아버지를 위한 효심만은 변함없이 지극하다.

동화 속 등장인물은 그대로 살려두고 줄거리는 새롭게 구성하는 형식이다. 새로운 형식 덕분에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은 크게 두 가지 장점을 갖췄다.

첫째, 어린 시절부터 익히 알고 있는 동화 속 주인공이 그대로 등장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낯설지 않게 이야기의 흐름을 좇을 수 있다.

둘째, 수없이 듣고 읽어 뻔히 알고 있는 동화 속 줄거리를 새롭게 고쳐 쓴 덕분에 끝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고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자칫 어렵게만 느낄 수 있는 경제 이야기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배려한 결과다. 동화 속에서 경제 지식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줄거리도 흥미롭다.

대표적인 예로 콩쥐 상회를 이끌어가는 사업가로 등장하는 '사업가 콩쥐'편을 보면 알 수 있다.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 콩쥐는 팥쥐 상회와 기업합병을 하며 사업의 돌파구를 찾는다. 그러나 팥쥐 상회와 한 가족이 되면서 콩쥐는 온갖 시련을 겪는다. 이때 검은 소와 두꺼비, 직녀 등이 등장해 콩쥐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움을 준다. 이들 검은 소와 두꺼비, 직녀를 통해 경제 용어인 '백기사'를 쉽게 풀어낸다.

'로빈후드' 편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로빈후드를 대한민국 한복판으로 불러낸 후 한국으로 귀화한 '노병후'란 현대적 인물을 만들어낸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병후는 도적이 아닌, 정치가의 꿈을 꾼다. 마침내 시장의 자리에 오른 노병후는 자신의 이름을 딴 '로빈후드세'란 세금을 만든다.

로빈후드세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종의 '부자 세금'으로 이제 그 로빈후드세가 대한민국에도 적용된다.

로빈후드 편을 통해 로빈후드세를 손쉽게 이해하고 현재 진행되는 소득세율 45%을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다. 재미와 정보, 두 마리 토끼를 단 번에 잡은 셈이다.

'사업가 콩쥐, 축구선수 심청'은 각 동화가 끝날 때마다 원작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꼭 알아두어야 할 경제 지식까지 따로 정리해 덧붙여 읽기 편하다. 한마디로 알기 쉬운 경제 상식과 경제동화를 읽으며 소득세를 이해하는 여유를 부린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