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물을 보는 남다른 시선

설렘이 있는 시어로 환한 웃음을 선사

  [CEONEWS=엄금희 기자] 나에겐 아주 반가운 사람이 있다. 언제나 아름다운 시어로 날 설레게 하는 사람이다. 반가운 벗 우남희 시인이 두 번째 동시집 '봄비는 모른다'를 청개구리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수불석권, 언제나 책을 놓지 않는 그녀의 손에서 쓰인 아름다운 동시는 깊이가 있다. 허투루 자연과 사물을 보지 않는 그녀의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름다운 동시는 언제나 사유의 산책을 하는 언어의 산물이다.

우 시인의 그런 자연과 사물에 대한 사유의 산책이 깊이와 지혜를 더해 익숙한 것들을 더하고 더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본다. 매력적인 그녀의 시선들이 멈추면 익숙한 것들이 품고 있는 내면을 들여다본다. 그리고 아름다운 시어들을 통해 우리 앞에 순백의 일상으로 다가온다.

우 시인의 시는 짧은 언어 속에 행복한 웃음을 던진다. 함축적 간결함이 그녀의 시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그녀의 시를 읽다 보면 재미와 리듬감이 있어 흥취가 있다. 그 언어적 리듬감이 좋은 동시를 만든다.

자연과 사물을 보는 남다른 시선은 언제나 나에게 설렘이 있는 시어로 환한 웃음을 선사한다. 그래서 우 시인과 나누는 대화는 마치 '길목에 서면 길이 보인다'라는 말처럼 일상을 들여다보는 혜량의 길이다. 그녀의 동시들은 그래서 우리 몸에 익숙하듯 착 달라붙는 맛이 있다. 한마디로 내 몸 내 마음처럼 친숙하다.

그것이 우 시인이 갖고 있는 착한 동심의 언어이다. 오늘은 우 시인의 동시들을 여유를 갖고 그 언어를 음미하며 읽는다. 간결하고 함축적인 시어들이 마음을 울린다. 어느새 읽다 보니 소년이 된다. 어쩌면 소녀의 감성으로 써낸 시어들에 빠져든 것이다. 그녀의 시에서 문득 '깊은 호수는 소리 내며 흐르지 않음'을 느낀다.

그만큼 품격이 있다. 우 시인도 그가 써낸 동시에도 내면의 품격이 있다. 동시의 아름다운 시어들이 사람을 환하게 웃게 한다. 환한 웃음, 행복한 웃음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일 것이다. 어쩌면 그녀의 일상이 주변에 대해 감사와 고마운 마음으로 살고 있어 그녀의 시가 행복한 시어로, 순수의 언어로 탄생하는지도 모른다. 이제 그녀의 동시는 순수를 잊어버리지 않는 어른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사랑의 온기가 가득한 그의 시어들을 들여다본다. 우남희 시인의 동시 '첫눈'이다. 일반적인 첫눈을 바라보는 심상에서 벗어나 공감의 대상이 다르다. 선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첫눈'의 감정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시어들이다.

첫눈

설레게 할 수 있을까?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깨끗하게 할 수 있을까?

처음이라

오는 내내

고민했을 거야

다음은 그의 동시 '담쟁이' 2부작이다. 담쟁이 줄기를 전선 줄로 바라본 그의 시선이 생경하지만 실감 있게 다가온다. 묘한 공감을 불러온다. 삶과 자연의 섭리가 한순간에 들어온다. 그의 시가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담쟁이

담벼락은 정전 중

얽히고 설킨 전선줄

그대로 둔 채

내부공사 들어갑니다

따뜻한 봄날

다시 뵙겠습니다.

우 시인의 말 중에서 그의 책 속으로 들어간다. "저는 시골에서 태어나 지금도 태어난 그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보는 모든 것들이 동시로 다시 태어난답니다. 그래서 제 동시는 시골스럽고 더 정감이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부하다가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시골로 놀러 가고 싶을 때 제 동시밭으로 오세요. 고양이가 꽃밭에서 누굴 만나는지, 으스대며 잘난 척하는 칼이 왜 휘청거리는지, 도꼬마리 수류탄을 어디로 던지는지 알 수 있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을 기다릴 거예요."

다음은 김종헌 아동문학평론가의 말을 군더더기 없이 들여다본다. "우남희 동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한다. 대상을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 시각으로 읽고 타자를 이해한다. 그의 시적 사유는 대상에 대한 단순한 궁금증을 넘어 자아와 객체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 제기와 반성적 삶의 태도를 요구한다. 그의 동시가 짧은 형식을 가지면서도 풍성하게 읽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자연에 대한 시인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대상의 관계에서 시인이 하고 싶을 말을 숨겨 놓았다. 이러한 창작 태도는 시적 대상에 대한 유희적 발상이나 단순 묘사에 치우치는 것을 극복하고 시적 포에지를 풍부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남희 시인은 누구인가? 지난 2005년 '문학저널'에 '바람, 너였구나' 등을 발표하며 문단에 나와 2011년 '오늘의 동시문학' 여름호에 '비상연락', '단추'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4년 토지문학 수필 대상, 2003년 전 국민 편지 쓰기 대회 장려상 등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3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동시 '봄의 길목에서'가 수록되었다. 동시집 '너라면 가만있겠니?'가 있고, 한국 동시문학회, 대구아동문학회, 혜암 아동문학회 회원이다. 대구시 문화 관광해설사, 대구 골목문화해설사, '시니어 매일'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의 한수희 작가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게임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였다. 지금은 아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그림을 통해 최고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많은 어린이들이 즐거운 상상을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 '쓰레기통 잠들다', '파프리카 사우루스', '딸가닥딸가닥', '집 속의 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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