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의 시작은 작은 개선으로부터”
- 기업체질 강화 통한 지속성장 동력 확보

 

안동일 현대제철(주) 대표이사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주) 대표이사 사장

 

코로나19 지속으로 세계 경제 여파가 심상찮다. 이전부터 이어지던 내·외수 성장둔화로 인한 산업별 실적 저하가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더욱 어두운 경제전망을 내 놓게 하고 있다. 철강산업 역시 자동차 생산 및 건설투자의 정체 등으로 인해 내수와 생산이 저조한 기조를 보이고 있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송차질, 수요감소, 가격 하락 등으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건설, 자동차 산업의 부진과 환경규제, 전기요금 인상 등 경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 속에서 현대제철()(이하 현대제철)은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생산성 내실화,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위기 극복을 다짐하고 있다. [CEONEWS=김영란 기자]

 

 

세계 최고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 글로벌 철강사로의 대도약

현대제철은 6·25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610대한중공업공사로 출발했다. 대한중공업공사는 전후 시설 복구에 필요한 철강재 생산을 위해 평로제강공장, 분괴·중형 압연공장, 박판 압연공장 등 생산공장을 잇달아 건설했다. 그리고 한국 철강업체 최초의 공채사원을 선발하고 회사 규정 체계를 갖추는 등 빠른 속도로 조직체제를 정비해 탄탄한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철강산업을 선도했다. 196211월에는 인천중공업으로 사명을 개명하고 19704월에는 인천제철과 합병하여 현재의 현대제철로 성장·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인천제철은 1978년 정부 방침에 따라 민간기업에 불하됐는데, 이때 현대그룹은 철강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을 에우고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해 인천제철을 인수했다. 현대그룹으로 편입된 인천제철은 경영진 개편과 함께 새로운 비전과 경영체제를 마련하는 등 과거와 전혀 다른 위상을 구축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6·25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년 6월 10일 ‘대한중공업공사’로 출발했다.
현대제철은 6·25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년 6월 10일 ‘대한중공업공사’로 출발했다.

 

국내업계 최초로 대형 구조물의 골조로 사용되는 H형강을 생산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뤘으며,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인천제철은 1993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1997년 외환 위기에서도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게 되는 기반을 다졌다.

외환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인천제철은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강원산업과 삼미특수강을 차례로 인수했다. 강원산업 인수로 인천제철을 800만 톤에 육박하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어 국내 전기로 제강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초대형 철강 회사로 거듭났으며 생산량 기준 세계 2위의 전기로 업체가 됐다. 또한 삼미특수강 인수로 연간 25만 톤의 스테인리스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와 같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인천제철은 2001년 새롭게 출범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맞이하게 됐다. 이러한 혁신의 일환으로 사명을 ‘INI STEEL COMPANY’로 변경해 제2의 창업선언을 했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 STEEL은 인수 7개월 만에 열연강판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열연공장 조기 정상화를 이룬 INI STEEL은 곧바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하며 국내 초초의 민간 일관제철소 사업에 진출했다. 2006년 사명을 현대제철로 바꾸고 같은 해 일관제철소 기공식을 거행하며 종합철강회사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국내업계 최초로 대형 구조물의 골조로 사용되는 H형강을 생산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뤘으며,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인천제철은 1993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1997년 외환 위기에서도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게 되는 기반을 다졌다.
국내업계 최초로 대형 구조물의 골조로 사용되는 H형강을 생산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뤘으며,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인천제철은 1993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1997년 외환 위기에서도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게 되는 기반을 다졌다.

 

일관제철소 건설을 시작한지 40개월 만인 20101월 제1고로 화입에 이어 같은 해 11월 제2고로에 불씨가 잇따라 지펴졌다. 20139월 제3고로 건설을 완료하면서 현대제철은 국내 최초의 민간 자본에 의한 일관제철소를 완공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연산 1,200만 톤 규모의 고로 3기를 갖추고 열연, 후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어 같은 해인 2013년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을 분할 합병한데 이어 2015년 당진에 특수강 공장 건설을 완료하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이자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주) 대표이사 사장
안동일 현대제철(주) 대표이사 사장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

20192,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담당 사장으로 선임, 같은 해 3월 현대제철의 단독 대표이사에 공식적으로 선임된 안동일 사장은 1959년 생으로 청주고와 부산대 생산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캐나다 맥길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포스코에 입사해 냉연도금기계정비 과장,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 포스코건설 상무,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 기술위원 등을 거쳤으며, 2015년 광양제철소장, 2017년 포항제철소장(부사장), 자문역을 역임했다.

올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안동일 사장은 30년 이상의 시간을 포스코 생산현장에서 근무한 생산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사 포스코에서 현대제철 사장으로 선임된 안 사장의 인사는 파격 그 자체였다. 최고경영진을 내부 발탁하거나 범현대차그룹에서 영입해 왔던 현대제철이 2001년 현대차그룹으로 출범한 이후 사장급으로 포스코 출신을 영입한 것은 처음이었다. 안 사장이 현대제철에 영입되면서 포스코의 영업기밀이 현대제철로 유출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지만, ‘포스코 제철소 운영경험이 있는 인사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대승적 차원에서 현대차그룹의 요청을 양해하기로 한 것이라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말로 이내 불식됐다.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며 직원과 소통하는 경영자를 지향하는 안 사장은 노사간의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진정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전에도 그는 현장경영 행보를 보이며 자신이 제철소 설비분야 전문가로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직접 전수하고 개별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업무보고와 멘토링 참여는 물론 수시로 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를 격려하며 제철소 혁신을 위한 중추 역할을 도맡았다.

안 사장은 현대제철 취임 이후 인력 구조조정 및 조직 효율화 작업에 집중했다. 제조업계에선 파격적인 희망퇴직제도를 시행하고,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각 부문에 신설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조기술 고도화 및 제조공정의 스마트화도 추진 중이다. 부생가스 재활용률 향상·폐열 회수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바탕으로 저원가·고효율 제철소를 구현하는 한편, 전 공정을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분석 기반을 고도화하고 AI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 부문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시스템·인프라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스마트화를 의미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2020년에도 전세계적인 제품 수급 불균형과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리스크가 겹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 및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변화추진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위기에 강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향후 2025년까지 제조, 생산 부문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관리 부문의 스마트 매니지먼트 융합을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만들어 스마트엔터프라이즈 혁신을 완성할 방침이다.

 

3고로체제를 갖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3고로체제를 갖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사’ 10위 선정

작년 6월 현대제철은 세계적인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주관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0위에 선정됐다. WSD는 뉴욕에서 개최된 34차 글로벌 철강전략회의(Steel Success Strategies 2019)’에서 세계 철강사들의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현대제철의 10위 선정은 지난해 수요산업 침체, 수출대상국들의 수입규제 강화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달성한 성과여서 더욱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WSD는 세계 34개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규모, 생산성, 수익성, 안정성 등 23개 항목을 평가하고 이를 종합한 경쟁력 순위를 매년 발표해 오고 있다. 현대제철은 평가항목 중 작업자의 숙련도 및 생산성, 고객 근접성, 기술혁신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종합점수 7.41로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또 현대제철은 작년 11, 1개의 제품을 세계일류상품에 새로 추가하며 철강업계 최다 보유의 영예를 15년째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은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19년 세계일류상품 선정기업 인증서 수여식에서 ‘ERW 도어 임팩트빔이 세계일류상품으로 새롭게 선정돼 총 12개의 세계일류상품을 보유하게 됐으며 15년 연속 철강업계 최다 보유의 영예를 이어가게 됐다.

 

현대제철 초고장력 강판
현대제철 초고장력 강판
H-Steel 아뜰리에 쇼케이스 행사 모습
H-Steel 아뜰리에 쇼케이스 행사 모습

 

2019년 세계일류상품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ERW 도어 임팩트빔은 자동차 탑승객의 안전 및 생명 보호를 위한 필수 부품으로 차량 도어가 감당해야 하는 측면 충돌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 있어 사고 발생 시 자동차 도어가 내부 쪽으로 많이 침투되는 현상을 방지한다.

현대제철은 2018년 자동차용 경량화 부품을 총칭하는 자동차용핫스탬핑 제품을 세계일류상품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자동차용 부품인 ‘ERW 도어 임팩트 빔을 등재하며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로서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제품 품질을 높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체구조 최적화를 위한 EVI 연구 활동 모습
차체구조 최적화를 위한 EVI 연구 활동 모습
현대제철, 빅데이터 기반 전기로 원료 운영 최적화 시스템 구축
현대제철, 빅데이터 기반 전기로 원료 운영 최적화 시스템 구축

 

제철소 가동 10주년, ‘HIT’ 혁신추진 선포

현대제철은 혁신의 시작은 작은 개선으로부터라는 슬로건 아래 제철소 가동 10주년을 맞아 철강산업 본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HIT(Hyundai steel : Innovation Together)’라는 이름으로 혁신을 시작한다. 안 사장은 장치 산업의 미래는 설비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설비 강건화가 핵심이라 판단하고, 지난 41일 임직원 대상의 영상메시지를 통해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직원 참여형 혁신계획과 이를 실행하기 위한 3개 부문의 구체적인 방향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이 제시한 전사혁신 활동의 첫 번째는 성과혁신 활동이다. 조직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낭비요소와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과제화하여 개선함으로써 근원적으로는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고 가시적으로는 재무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번째는 설비 강건화 활동이다.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철강업의 경우 설비에 의해 안전·품질·생산의결과가 좌우되는 특성상 설비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인적·물적불합리 요소를 발굴하는 한편 이에 대한 근원적 개선을 통해 설비 성능을 복원하고 정밀화,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세 번째는 솔선 격려 활동이다. 전사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임원과 관리자 및 선임자들의 솔선수범이 우선돼야 한다는 인식 아래, 임원·관리자를 포함한 선임자들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혁신활동에 앞장서고 직원들의 혁신활동을 격려함으로써 신바람나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어 가자는 활동이다.

 

2018 현대제철 기술박람회 현장
2018 현대제철 기술박람회 현장
2019 상하이 모터쇼 전시회 현장
2019 상하이 모터쇼 전시회 현장

 

안동일 사장은 이 같은 혁신활동의 배경에 대해 지난 수년간 심화되어 온 철강업계의 침체 기조에 더해 코로나19라는 복병까지 겹치며 전례 없는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참여하는 전사적 혁신활동만이 회사의 미래와 새로운 철강업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 610일에는 회사 창립 67주년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지난 수년간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던 철강업계는 코로나19라는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다. 우리의 역량과 자질을 응집해 오늘의 난국에 맞선다면 현재의 위기는 또 하나의 경험으로 축적된다. 나아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반전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부 혁신을 강조했다.

 

H-USR활동 모습
H-USR활동 모습

 

그는 내부 혁신을 위한 과제로 리더의 솔선수범, 실패에 대한 격려, 수평적 소통문화, 일하는 방식의 효율화, 업무에 긍정적 의미부여 등 5가지를 꼽으면서 스스로 혁신의 필요성을 깨닫고 변화해야 한다.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일련의 변화는 안전과 환경이라는 불변의 가치 아래 실행돼야 한다. 우리 발전이 사회 전반의 가치관과 방향을 같이할 때 그에 따른 성과와 보람도 언제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기반으로 협력사, 공급사, 지역사회 등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 철, 그 이상의 가치를 창조하고, 상생 속에 발전하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 모델을 만들어 나가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ESS설비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ESS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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