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공략 위해 현장에서 뛰는 CEO

김윤 삼양그룹 회장
신사업으로 2020년 매출 5조5000억 달성 목표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글로벌시장, 스페셜티 제품, 신사업을 그룹의 성장 방향으로 정하고 2020년 매출 5조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혁신을 추진 중이다. 화학 사업은 그룹의 성장전략에 맞춰 글로벌시장 확대와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차량용 부품시장을 겨냥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100년 기업 도전 

[CEONEWS=이재훈 기자] 김윤 회장은 지난 2016년 2월 뉴비전 선포식에서 “세계경제는 기술의 융합과 디지털화가 가속화 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다”며 “삼양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은 삼양그룹 임직원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다. 2020 비전을 반드시 달성해 ‘더 큰 삼양, 글로벌 100년 기업’을 다함께 만들어 가자”고 말한 바 있다.

삼양그룹은 창립 95주년을 맞아 김윤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150여명이 경북 문경 조령산을 오르기도 했다. 삼양그룹의 창립 기념 산행은 지난 2007년 청계산 등반을 시작으로 올해 12회째를 맞았다. 김 회장은 매년 이 행사에서 계열사 대표 및 주요 임원, 신임팀장, 신입사원 등과 산을 함께 오르며 소통하고 있다.

이날 산행에는 ‘퓨쳐 리더’와 ‘C&C위원’ 등 그룹의 미래와 변화를 주도하는 직원들도 함께했다. 퓨쳐 리더는 그룹 내에서 차세대 리더로 양성하는 직원이다. C&C위원회는 사내 문제를 발굴하고 제도 개선을 제안하는 5~10년차 젊은 직원들이다.

김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최근 빠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을 정확히 파악하고 맡은 바 임무를 다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융복합 및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다

삼양그룹은 삼양사를 필두로 한 밀가루, 설탕 수입, 화학섬유 사업이 사실상 그룹의 주력이었다. 창업자 김연수 회장은 일제 치하였던 1924년에 회사를 설립, 한반도와 만주일대에서 간척·개간사업, 농장경영 사업, 면방직공장 등을 하며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삼양의 변화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5년 울산 최초의 근대식 제당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1969년에는 전주에 폴리에스테르 섬유공장을 세워 화학업에 진출했다. 이후 의약바이오, 신사업 등으로 사업부문을 넓혀 현재에 이르렀다. 그러던 것을 김 회장이 2004년 취임한 직후 종전 식품 사업에 의약바이오와 화학 부문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점차 바꿔 나갔다. 특히 화학 부문은 2000년대 말 그룹 매출액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김 회장은 이 당시 삼양의 창업정신과 기업철학을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해 보다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기업문화 정립을 시도했다. 삼양의 기업문화는 창업자 김연수 선생의 ‘수당정신’에 기인한다. 기업이 이익을 위한 집단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국가와 사회에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부국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수당정신의 요체다. 삼양은 이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양심적이고 착실한 기업경영, 양보다는 질적 발전을 추구한 중용정신을 발전시켜 왔다. 김 회장은 이런 기업문화를 이어받는 한편 보다 전향적인 변신을 추구했다.

김 회장은 창립 80주년이었던 2004년에 새로운 기업CI를 선포했고 신규 사업에 적극 투자하면서 삼양의 문화와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정립했다.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하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한 뒤 신뢰, 도전, 혁신, 인재 등 네 가지 기업 가치를 규정했다. 기업 가치와 핵심규범을 실천하기 위해 전사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진두지휘했다.  

그 결과 삼양은 국내 제당시장의 32%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전분·전분당 시장의 29%, 밀가루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화학분야에서는 PC(폴리카보네이트)컴파운드 시장의 26%, 이온수지 시장의 30%, PCR시장의 19%를 각각 점유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특히 삼양의 우수한 기술력은 ‘몸에 녹는 수술용 봉합사’, 대량생산에 성공한 항암제 ‘제넥솔’로 대변되고 있다. 삼양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수술용 봉합사는 제품의 95% 이상이 수출되고 있다. 인체 내에서 흡수되는 동안 감염 위험을 최소화해 미국, 유럽 규격까지 만족시키는 고품질 제품이다. 

세계 세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생분해성 수술용 봉합사인 ‘트리소브’와 ‘바이오 메쉬’ 등 다양한 의료기기 제품을 미국, 유럽 등 세계 80여개 국가, 130개 거래처로 수출하고 있다. 봉합사 원료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그룹의 지주사는 삼양홀딩스이며, 삼양홀딩스와 식품계열의 삼양사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다. 핵심 계열사로는 설탕·밀가루·가공유지 등을 생산, 판매하는 삼양사가 있다. 

비상장사로는 패밀리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로 알려진 외식업 분야의 삼양에프앤비와 제약업의 삼양바이오팜, 화학업의 삼양이노켐, 삼남석유화학, 삼양화성 등을 포함해 총 12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변신을 시도한 김 회장의 노력의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회장이 특히 주안점을 뒀던 것은 브랜드다. 그는 각 브랜드의 통일성을 추구할 수 있도록 통합 브랜드 제정을 추진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큐원이다. ‘퀄리티 넘버원(Quality No.1)’을 지향하는 식품 브랜드 큐원은 젊은 소비자에게 어필하며 설탕과 식용유, 밀가루를 아우르는 통합 패밀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설탕의 대명사와도 같았던 ‘삼양설탕’ 브랜드 대신 ‘큐원 설탕’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은 물론 앞서가는 젊은 기업 이미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김 회장은 보수적인 기업문화도 차츰 변화시켰다.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는 직원들하며, 임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대화의 시간을 갖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고. 그 배경에는 김 회장의 다가가는 소통법이 자리한다. 

김 회장은 사장 시절이던 1990년부터 현재까지 직원들과 꼭 근사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걸 철칙으로 삼아 오기로 유명하다. 신입사원과의 만남인 ‘솔직 토크’, 팀 단위 직원들과 만나는 ‘도시락 토크’, 젊은 과장급 이하 사원들로 구성된 ‘사원이사회’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을 주도하고 있는 김 회장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 앞에서 미리 준비하고 직원들이 똘똘 뭉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된 기업이라 할지라도 어렵다”고 정리한다. 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문화 역시 혁신적이면서도 자유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강조한다. 

비전과 과제 

김 회장은 종전 식품과 화학 부문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신사업을 찾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이다. 삼양그룹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이소소르비드’라는 물질은 옥수수에서 추출한 100% 천연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다. 앞으로 모바일 기기와 TV 등 전자제품의 외장재, 스마트폰의 액정필름, 자동차 대시보드, 식품용기, 친환경 건축자재 등에서 종전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할 소재로 각광받는다.

유리를 대체할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수술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인체에 흡수돼 별도 제거 절차가 필요 없는 수술용 봉합사, 베이커리, 레스토랑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푸드 서비스 사업에도 김 회장의 기대가 크다.

이를 위해 확신한 목표 설정도 완료했다.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 비전을 선포하고 직원들을 독려한 것이 김 회장이다. 그는 “세계경제는 기술의 융합과 디지털화가 가속화 되면서 산업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제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다”며 “삼양인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미래로 나아가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어 “삼양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계승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은 삼양그룹 임직원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2020 비전을 반드시 달성해 ‘더 큰 삼양, 글로벌 100년 기업’을 다함께 만들어 가자”고 거듭 당부했다.  

삼양은 2020년 매출 5조원 달성을 위해 선택과 집중으로 기존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국내외 신시장 개척 및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제품을 확대하고 차별화된 R&D(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화학사업부문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에 집중하고 Composite(복합소재) 사업 및 차세대 이온교환수지 등 Specialty 분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사업부문은 신규소재 발굴과 해외신시장 개척과 식자재 유통분야에서의 차별화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의약바이오사업부문은 MD제품을 확대하고, DDS기반 기술 확보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며 외부와도 적극 협업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 유망 사업에 대한 M&A(인수합병)를 적극 추진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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