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내가 우울증인 걸 알고 있다]
글로벌 50대 기업들의 AI 사용기를 이렇게 쉽게 이해시키다니...

이 책이 흥미로운 건 인공지능이 기후변화부터 암 치료까지 인류가 직면한 최대 난관을 해결할 구세주라는 과장된 주장과 정보를 걷어내고, 인공지능이 오늘날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기술의 실제를 말한다는 점이다. 본문을 글로벌 50대 기업들이 AI를 사용하는 사례들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채운 것도 효과적이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AI의 환상을 벗겨내고 엄청난 발전 기회를 보여준다”는 명제는 일반인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눈높이를 맞춰 흥미를 유발하는 글쓰기를 했다는 데 점수를 줄 수 있다. 세상에 복잡한 이론과 설명으로 채워진 전문가의 책들은 너무나 많지만 이를 현실 속 사례로 설명한 책은 드물다.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바이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텐센트 등과 같은 거대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게 될 기회를 가졌다는 것. 스타트업 기업들과 전통적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역사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세계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을 잠자는 시간쯤으로 생각하다가 성인이 된 후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관점의 세계사 이야기가 삶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을 때, 우리는 그때서야 역사책을 뒤적이기 시작한다. [역사는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이런 독자들에게 고대부터 중세 및 근세,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기존 상식을 깨는 새로운 시점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무려 20명이 넘는 저자들이 담아낸 각자의 통찰이다. 그뿐인가, 세계사를 다룬 다양한 책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역사를 국가별로 바라보는 자세가 아닌 세계적인 연결성을 중시하는 역사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게 인간이라는 동물이 만드는 사회와 체제의 원리 원칙이라고 말하는 이 책의 논조. 번영했던 국가, 오랫동안 존속되었던 국가들은 어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는지, 그를 움직이게 하는 지혜는 무엇이었는지, 반대로 실패했던 요인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배워 역사를 ‘삶의 무기’로 삼으라는 그 주제의식을 무겁지 않게 다룬 점에서 이 책을 높이 평가한다.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
살기 좋은 도시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CEONEWS는 12월호 책 소개에서 가장 주목할 만 한 책으로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를 선택했다. 

이 책은 지금 우리가 개인의 고립과 집단의 분열, 계층의 양극화로 상징되는 현대 도시를 살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어느 때보다 도시에 대한 올바른 비전과 정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하게 하는 나침반이다. 저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자신의 전작 [폭염 사회]에서 7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시카고 폭염 사태를 자연재해가 아닌 사회 비극의 측면에서 들여다보며 재해를 대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찬사를 받았었다. 이제 그는 특정 재난 상황이 아닌 평상시에 지역적 자원이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로 문제의식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불평등과 고립, 분열과 양극화와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의 관계에 대한 연구 성과를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에 담았다. 

책에서는 현대 도시가 안은 문제들이 경제, 문화, 개발과 보존, 환경과 재난, 인구, 교통, 치안 등 여러 요인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변수가 어떻게 얽혀 어떤 현상으로 나타나는지 고려하지 않고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보기가 어렵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럼 우리가 살아가는 이 도시는 투명한 막으로 단절된 공간이자 닫힌 커뮤니티의 상징이니 탈출해야만 할 곳일까.

본문을 보자.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브루클린의 어느 도서관을 방문한다. 그리고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말한 ‘제3의 장소’와 에밀 뒤르켐이 말한 ‘집합적 열광’의 개념이 교차한 희망의 순간을 목도한다. ‘사회는 건물처럼 설계될 수 있다’고 믿게 된 그는 앞으로 민주사회가 이처럼 작은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공동의 장소나 필수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는 공간들을 기반으로 건설될 것이라 말한다. 나아가 가상의 온라인 공간이 아닌 실재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학적 · 철학적 · 건축학적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한 버려진 건물들의 관리 여부와 주변 폭력 사건 증감과의 관계, 카페나 녹지의 수가 범죄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 소규모 학습 공동체 형성으로 학업 성취도를 높이고 학생 범죄를 감소시킨 사례, 공동체 텃밭과 농장을 지어 지역민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관광자원으로도 발전시킨 사례, 평시에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공원과 광장이 재해 시 어떻게 주민 보호시설의 역할을 수행하는지 등 독자의 이해를 도울 전 세계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담론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총 여섯 장에 걸쳐 우리 사회를 둘러싼 쟁점들을 다루며 도시의 가치와 미래를 조명하고, 나와 다른 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회적 인프라의 효용들은 사람들이 적절한 기회만 있다면 스스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도시의 실패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계획의 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에 ‘불편함’을 느끼고, 저마다의 장소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끊임없이 연결되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책은 우리가 함께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도시를 연구하고 정책을 만드는 이들과 독자들 모두에게 우리가 사는 도시의 진정한 가치를 일깨워줄 것이다. 

CEONEWS는 국제 의료 NGO ‘한국머시쉽‘의 활동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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